|은혜의 뜨락| 영화와 설교 _ 문성환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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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뜨락

 

영화와 설교

 

<문성환 장로 | 남포교회>

 

영화 감상과는 달리 설교 청취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 내야 하는 의무가 따른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영화를 아주 많이 보는 국가에 속하는데, 1년에 1인당 영화 4편 이상을 본다고 합니다. 미국, 유럽 국가들이 3.7편, 이웃 일본은 1.7편인데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영화 사랑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아무리 감동적이라 할지라도, 관객이 주인공의 말이나 신념이나 주장을 우리가 반드시 따라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영화를 보는 것은 아무 부담이 없고, 그냥 즐기면 그만이라 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 신자들은 수많은 설교를 듣습니다. 본 교회에서 듣고, 또 기독교 TV 채널이나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도 다양한 설교 말씀을 듣는데, 그 중에는 부흥사적인 설교도 있고, 또 코미디언 못지않은 재미있는 설교도 있고, 순교자적 진지한 설교도 있는데 이러한 설교들을 듣고 난 우리 신자들의 반응은 보통 오늘 설교 말씀에 은혜가 참 많았다, 목사님 말씀이 참 재미있더라, 아주 유익했었다. 대개 이런 반응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신자들이, 교회에 출석하여 설교를 듣고 방송으로 설교를 들으면서, 많은 아멘!을 외치지만, 혹시 영화 보는 것처럼 이런 반응을 표현하는 것으로 끝내버리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자성을 해봅니다.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달리 설교 말씀을 듣는 우리는, 그 들은 말씀 곧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 살아 내야 하는 의무가 당연히 있어야 할 텐데. 그냥 “설교 말씀이 은혜가 있었다. 우리 목사님 말씀은 참 은혜롭다.” 여기에서 끝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래 전에 영어회화 공부를 할 때의 일입니다. 같이 공부하시던 회사 선배 한 분이, 자기가 영어회화 반에 다니고 있는 것을 늘 자랑하며 다녔고, 회화 선생님이 참 좋으신 분이라고 칭찬을 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영어회화 성적은 시작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그 선배는 영어회화 반에 다닌다는 것을 자랑하였을 뿐, 실제 영어회화를 공부하고 연습하는 훈련에는, 별로 관심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회화야 좀 못하면 어떻겠습니까마는, 산상수훈 마태복음 7장은,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자는 모래 위에 집 지은 어리석은 사람이고, 말씀을 듣고 행하는 자는 반석 위에 집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다 하였으니, 우리가 설교 말씀을 듣고 은혜 받았다 만족하고 그 말씀대로 살기를 게을리 한다면, 우리의 나중 모습이 어떻게 될까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 “누가 억지로 오리를 가자하면 십리를 가 줘라”는 말씀을 들었다면, 내 마음에 혹 내키지 않더라도, 예컨대 어떤 형제가 무엇을 같이 하자고 강권한다면, 그것이 죄의 길이 아닌 한, 한 번 따라가 주려 노력하는 것이, 말씀 따라 사는 것이고, 그것이 설교와 영화감상이 다른 점 아닐까요?

설교 말씀을, 영화 감상 하듯이, 감동받고, 은혜 받고, 그리고 거기에서 멈춰 버리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설교를 듣는 평신도의 입장에서, 짧은 소회를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