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 한 편] 봄_선기녹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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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기녹 목사(동산교회, 시인)

 

입춘이 지나도 아직은 춥다
우수 경칩이 지나야
잔설이 녹아 계곡에 생기가 돌고
비로소 훈풍에 꽃들이 피어난다

겨우내 앙상한 가로수도 움 돋고
하루가 다르게 푸릇한 들판이
봄의 전령들로 지배당한다
연두색의 출현과 어우러진 봄꽃

천연의 색감으로 물들인 공간에
압도당한 행복
가진 것 없고 내 것은 아니어도
온 천하를 채워주신 꽃의 동산

노란 꽃은 샛노랗게
하얀 꽃은 새하얗게
투명한 연분홍 꽃의 미친 존재감
그 세상에 나비가 나풀대고

노래하는 새들과
무딘 영혼을 깨우는 생명의 울컥임
중도 장애를 입어 말 못 하는 벙어리도
봄이 왔으니 나의 꽃을 피우리라고
굳은 근육을 씰룩이며 버벅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