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가을 –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가을   힘겹게 흔들리며 긴 둑길 걸어 와 내 안에 물드는 그대 푸른 눈시울 오래 깊어지는 하늘 가까이 불빛 내음 가득 찰랑이는 날들 말없이 짙어가는 우리여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햇빛편지| 빵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빵   흰 가루 안개 속에 짓눌리다 눈물 질척인 우리 끈끈한 삶을 치대며 둥글게 혹은 모난 채 바닥으로 몸을 낮추었다 꿈이 숨쉬는 발효의 긴 터널을 지나 살짝 부푼 아침이 올 때 뜨거운 햇살을 입고 속 깊이 무르익던 시간들 포플러의 붓질로 노을빛 윤을 내면 알록달록 단풍이 들고 눈부신 설탕 눈도...

|햇빛편지| 그 여름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그 여름   비바람 몰려와 유난히 긴 아픔이었다 릴케는 '지난 여름이 위대했다'고 했다 허나 그 여름은 참으로 위태했다 우리는 고립의 섬에 박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전염병의 파도에 몹시 떨긴 했지만 변변찮은 사랑이나마 쓸려가지 못하게 애써 붙들며 불을 지폈고 스러지는 고목의 매미처럼 폰과 SNS에 달라...

|햇빛편지| 소등섬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소등섬 小燈島   남은 햇빛을 모아 작은 등불을 든다 누구를 기다린다는 건 이렇게 꿈 하나 켜고 고요히 숨쉬는 일인데 시리도록 날개를 떠는 새는 노래를 접고서 어둑한 집을 쉬이 떠나려 한다 그러지 마라 저무는 것은 저물도록 내버려두고 너는 빛을 향하라 푸른 저음이 물밑에서 울리고 깊음으로 가는 길이...

|햇빛편지| 기대는 것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기대는 것들   자꾸만 내게 기대는 구절초 강아지풀 복슬이 영촌 할매 그리고 아내 바람이 부니까 기댄단다 귀찮아 말거라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햇빛편지| 오른다는 것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오른다는 것   자, 더 가보자 지치도록 애써 오른다 생각 말고 산이 길을 내어 점점 낮아져 준다 여기며 한 걸음씩 발을 얹어 보는 거다 가보면 쉴 곳 있지 아슴한 정상 따윈 관심 없어 힘닿으면 오를 테고, 젖은 얼굴로 저기 바람 퍼덕이는 등성이에 잠시 깃발로 나부끼다 참았던 껄껄 웃음 터뜨린 후 헹궈...

|햇빛편지| 시골의 별 _ 박부민 편집국장

<별이 빛나는 밤-빈센트 반 고흐> 햇빛편지   시골의 별   깜깜한 시골의 밤은 별이 더 빨리 내려온다 컴컴한 고샅길 검은 지붕 위 까만 눈망울 외로운 마음속으로 별은 빨리 달려와 밤새 하얗게 웃어 준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햇빛편지| 저녁에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저녁에   해질녘 산책길 논물에 비친 꿈을 보았네 거꾸로 본 세상은 아득했네 촘촘한 식량의 바다에 찰랑이는 서글픈 잔영도 때가 차면 다 사라지겠지만 밥 짓고 얘기 나누다 눈물로 미소 짓는 마을 작은 호주머니 속 구겨 둔 꿈들을 꺼내 뒤집어 읽어보는 아늑한 적요 따뜻한 밤을 덮고 별들의 종소리 들으...

|햇빛편지| 우중산책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우중산책   산새들은 빗물 머금어 맑은 노래라네 비구름에 젖는 마음 자꾸 씻어내도 뻐꾸기만 못한 꾀꼬리만 못한 또 하루의 서글픔 거푸거푸 눈물에 헹궈 보는 되돌이표 발걸음 진흙만 달라붙네 오솔길의 긴 아픔 돌개울을 건너니 지나가는 천둥 고함 어이, 이 사람아 저 모롱에서 힘내, 라네 가슴 푸르...

|햇빛편지| 모내기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모내기   흙땀 묻은 농부님의 그 얼굴 봐서라도 비바람 뙤약볕에 잘 크고 잘 견디어 올여름 푸르고 즐겁게 잘 건너자 응?!   계절은 청록 개구리 합창   가을 가을 가을에 기뻐하자 겨울 겨울 겨울엔 따뜻하자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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