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산행 기도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산행 기도   아버지여, 봄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산새들의 피리 소리에 내 영혼을 새롭게 하시고 맑은 하늘 구름 흐르듯 삶에 평안을 더욱 내리시며 부드러운 흙과 같이 늘 따스한 가슴으로 가난한 저 마을들을 바라보게 하소서 오를 때나 내려 갈 때 힘들 때나 유쾌할 때 서투른 내 걸음을 겸손히 바른 길로 들게 하시...

|햇빛편지| 굽은 어머니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굽은 어머니   밭일 하다 영감 생각 길을 가며 딸 생각 골목에선 아들 생각 밥상에선 손주 생각   생각의 무게가 등에 얹힌 어머니 땅으로만 구부러졌네   이응자로 태어나 일자로 살다 기역자가 되고 니은자도 되고 시옷자로 굽어 다시 이응자로 돌아와 하늘 보는 날  ...

|햇빛편지| 강마을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강마을   풀처럼 별처럼 살고 싶다 흰 구름 몇 송이 띄워 바람에 영혼 적시며 햇빛 어린 노래로 함께 흐르고 싶다   은혜의 강변에서 물 길러 주시는 사랑으로 밥 짓고 꽃등불 합류하는 따스한 밤 평화로 살고 싶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햇빛편지| 피었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피었네   슬픔 아픔 배고픔에도   목련은 피었네   네 품 내 품 우리 품에도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햇빛편지| 그를 따르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그를 따르다   가슴 마른 날 바닷가에 왔다 높이 날아 멀리 보는 그를 한참이나 우러르니 그는 낮아져 자기 밑바닥을 사랑처럼 다 보여 준다 날개에 서린 빛은 그의 비상을 더 찬란케 하지만 내겐 아직 눈 시린 역광이다 못생긴 갯돌 하나 주워 비린 모래톱에 그리움이라 쓰고 꽤 멀리 그의 시선을 따라간다 ...

|햇빛편지| 봄이 왔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봄이 왔다   봄이 온다는 말만큼 영혼 깊이 밝아지는 말이 있을까? 극히 진부함에도 언제나 따뜻하고 고마운 말이다. 봄이 왔다. 밭고랑이 얼부푼 겨울의 마스크를 시원하게 벗고 숨구멍을 연다. 푸석푸석 흙냄새가 스멀거린다. 그런데 우리는 마스크를 쓴 채 이 봄을 맞는다. 답답하다. 뜻하지 않은 감염병의 난국이다. 전에 없...

|햇빛편지| 묵상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묵 상   깨어나 불을 켠다 탁자 위엔 성경, 칫솔, 안경, 펜, 기도요청서들 양치를 하고 앉으니 말씀의 향기가 입 안에 고여 부끄러운 허언들이 휴지통에 쌓인다 손 떨며 안경을 문지르는 새벽, 내 사명의 지평은 한 꺼풀 더 밝아질까 흐릿한 시력도 되살아날까 무릎 꿇고 가슴 조아리며 누군가를 위해 눈...

|햇빛편지| 골방의 추억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골방의 추억   엄동의 쓰린 눈망울도 맑은 기억이 되리 눈바람 거센 날엔 풀처럼 골방에 낮아져 무릎으로 사는 법 다시 배우네 산록의 짐승들 울부짖고 잿빛 골짜기 해가 돋아 온몸이 전율하며 되살아나리 생수 한 사발 들이켜 생피 돌듯 새 마음으로 일어서면 눈 녹은 언덕에 긴 종소리 강물 따라 꽃잎은 흩날...

|햇빛편지| 손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손   그 겨울,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 드렸네. 졸아든 북어포, 흐린 핏줄의 샛강을 따라 한 세기를 건너온 살갗의 흰 눈이 목숨을 버리고 있었네. 아득한 날부터 개펄과 황토와 신 김치와 가마솥과 장독들, 군불과 그을음과 땡볕과 비바람과 눈보라의 친구였고 내 눈곱, 눈물, 콧물, 뒤까지 닦아 주던 손. 팡이 슬어 탈색...

|햇빛편지| 빈 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빈 들   젖은 하늘에 안겨 세상을 받든 춥고 허기진 밑동들 남은 온기로 산그늘을 씻어 낸다 살얼음 낀 꿈에 금 그으며 돌연 착지하는 까마귀 떼 쓸쓸한 마을을 할퀴고 달아나지만 춘삼월까지 쉬 뽑히지 않는 질기고 싱싱한 영혼들을 품으며 끝내 깨어 있는 빈 들 성에꽃 가슴으로 눈보라 한 동이 벌컥벌컥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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