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주일 아침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주일 아침   비로소 목련을 만나네 흰 옷 입은 소년이 성경책 들고 뛰어오는 골목 삶의 부끄러움 다 녹이는 햇살이 눈부셔 고개 못 드네 창문에 번져 오는 푸르른 하늘 꽃잎 날리는 뜨락으로 주님은 오늘도 낮아지시니 참새들 풀피리 불듯 재재거리는 아침 다시 모인 우리들 눈물어린 기도 속에 주님 빙긋...

|햇빛편지| 동백리 개화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동백리 개화   먼 섬 동백리 울음 뒤에 피어나는 것들 많다   사람은 겨울이 춥다고 울지만 겨울은 꽃을 틔우려고 운다   사람아, 꽃이 그리우면 겨울엔 울지 마라   파도 타고 건너가는 동백리에서 기다림보다 먼 마을에서   동백꽃들이 자꾸 글썽인다 겨울이 고마워 그런 것 ...

|햇빛편지| 둘러앉기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둘러앉기   유난히 발 시리던 겨울. 함께 둘러앉으면 참 따뜻했다. 작은 방 구들목에서 번져 오는 온기를 이불 밑에 모여든 발가락으로 감지하며 밤늦도록 이야기 불 지피던 날들. 뒤늦게 온 친구를 위해 빈틈없던 고리를 느슨히 풀고 서로 조금씩 움직여 자리를 내 주면 그 비좁던 방이 신기하게도 넉넉해졌다. 둘러앉기의 미학...

|햇빛편지| 별 _ 박부민 편집국장

배명식 그림 ㅡ 새벽별   햇빛편지 별   새벽녘 마당에 서면 무수한 별들이 총총하다. 추운 겨울에도 더욱 정결한 눈망울로 제 자리를 또렷이 지키고 있다. 별들은 밤새 잠들지 않고 깨어 우리를 맨 먼저 맞이해 준다. 별만큼 뭇 시인과 가객의 가슴을 불 지피는 존재가 있던가. 예로부터 별은 아름다운 소망의 상징이었다. 그것은 신앙...

|햇빛편지| 촛불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촛 불     어두운 골방에서 모처럼 촛불을 켠다. 모든 빛이 따뜻하고 아름답지만 촛불 빛은 유독 애틋하다. 겨울 밤 마음 시린 사람들의 푸른 냉기 서린 얼굴을 적시는 불빛. 작은 촛불은 왜 이토록 우리를 숙연하게 하는가. 촛불은 예수님의 형상. 제 몸을 끝까지 태워 세상을 밝히는 희생의 상징이다. 추위에...

|햇빛편지| 문안 問安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문안 問安   12월은 문안의 계절(Season’s Greeting)이다. 살아온 삶을 서로 위로하며 격려하는 것. 은혜를 되새기고 평안을 빌며 축복하는 일이 문안이다. 바울은 서신서 곳곳에서 문안하라고 했다. 로마서 16장에는 수많은 이름과 그 권속들을 열거하며 일일이 문안하라고 한다. 더욱이 사도들은 ‘서로’ 그렇게 하라 권한다(...

|햇빛편지| 첫 눈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첫 눈   길옆의 맨드라미가 서리 묻어 추레하다. 이룬 것 같으나 딱히 내 놓을 것 없는 부끄러움인 듯. 십이월이 다가오면 이토록 빈들처럼 허한 느낌이다. 자신과 가족 혹은 누군가에게 더없는 미안함이 찬바람으로 스미는 시간이기도 하다. 꿈같은 일들도 있었지만 열매를 바라기에는 아직 더디고 이 땅의 곳곳에서 빚어진 갈등과 아픔들은 갈...

|햇빛편지| 당신은 인간이오 _ 박부민 편집국장

햇빛편지 당신은 인간이오   개선하는 로마 황제의 옆에서는 철학자가 “당신은 인간이오.”라는 말을 부단히 반복했다고 한다. 황제가 신처럼 숭배되던 시대였지만 그는 결코 신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 주는 장치였다. 황제의 자아도취는 제국의 쇠망과 국민 고통의 지름길이기 때문이었다. 역사상 많은 독재자들은 자아도취의 벽을...

|햇빛편지| 안구건조증 _ 박부민 국장

햇빛편지 안구건조증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언젠가 갑자기 앞산이 흐려지고 마을 사람들이 겹쳐 보였다. 무엇이 잘못 되었나 몹시 당황하여 거푸 세수를 했다. 눈을 씻고 다시 하늘과 땅과 나무들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그래도 물상의 윤곽이 뚜렷하지 않았다. 병원에 갔더니 여러 조사 끝에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일시적 ...

|햇빛편지| 가을 누리기 _ 박부민 국장

햇빛편지 가을 누리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바람이 소슬하고 나뭇잎들이 누릇누릇해져 가을이 깊어간다. 사계절 중 언제가 가장 아름다운가를 묻는다면 우문이다. 모든 계절이 다 좋지 않은가? 그러나 언제가 시와 음악을 감상하기 좋은가 논한다면 아무래도 가을이다. 그만큼 겸허해진 들판과 숲과 짙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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