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새 해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
해 아래 새것이 없다고 성경은 말한다. 돌아보면 우리는 숱한 새해를 맞이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과거가 된 그 새해들은 지나고 보니 사실 뚜렷이 새로웠었다고 할 만한 특징은 없었다. 흔히들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라는 세상의 생각처럼 말이다.
실제로 새해가 되었지만 우리 주변의 환경이 크게 새로워진 것도 없다. 여전히 같은 산, 같은 하늘, 같은 들판, 같은 마을, 그리고 같은 가족, 같은 일터, 같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 한 번의 ‘새해’를 맞이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새해라는 말을 쓰며 가슴 설레는가?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성숙한 인격과 믿음, 소망, 사랑이 더 풍성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우리의 바람. 그것이 새해라고 부르며 소망를 품는 이유이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기 위한 간절함이 담긴 표현이다.
이런 의미에서 새해는 바로 내가 새사람이 되는 해이다. 어떤 환경의 극적인 변화 이전에 먼저 내 마음과 내 인격이 새로워지고 내 삶의 습관이 새로워지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더욱 새로워지는 해인 것이다. 이 새로움을 이루어 주시는 분이 우리 속에 계신다. 새로움에 대한 부단한 갈망과 기도로 인도하시며 말씀으로 우리 삶에 새 일을 이루시는 성령님이 계신다.
그러므로 새해가 되었어도 전혀 새롭지 않은 익숙한 만물과 만인과 만사가 성령님과 동행하며 새사람으로 변화되어 갈 우리에게는 모두 특별한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새로울 것 없는 세상 속에서 나날이 새롭게 우리를 변화시켜 가실 주님의 은혜를 기대하며 삶의 길에 힘차게 나서는 것. 이것이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주님을 앙망하는 우리의 큰 복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