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방촌 아재_박부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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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촌 아재

방촌 아재는 86세 되신 집사님이다. 매사에 성실한 삶을 사시는 참 존경하는 어르신이다.

낙상을 당하신 후 그 후유증으로 작년부터 교회를 자주 못 나오신다. 종종 방문하면 대문밖이나 나무 밑에 앉아 단아한 자세로 어딘가를 주시하고 계신다.

으레 손을 꼭 잡아드리고 기도할 때마다 아재의 마른 손에는 갑자기 힘이 잔뜩 들어온다.

교회당 아재의 자리에는 늘 큰 글자 성경이 놓여 있고 가방과 방석도 그대로다. 허전하다. 거의 빠진 적 없으시던 아재가 어서 회복되시기를 간구한다. 엊그제 방촌 아재가 해 준 말씀이 종일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니더니 지금까지 붙어 있다.

“그래도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이만하요. 힘이 없어 그라제 교회에 가야 쓸 것인디 노상 그 생각한다 말이요. 목사님 생각도 해라우”

이렇게 은혜로운 꽃봄이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