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HIS 선교사대회 소감문] 은혜의 지평선 너머_신요셉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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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지평선 너머

신요셉 선교사(HIS, 인도네시아)

 

늦은 밤 지인을 인천공항에서 배웅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가서 잠시 눈을 붙였다. 그리고 다시 새벽바람을 맞으며 기대감을 안고 부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대회 장소에 도착할 무렵에는 지칠 대로 지친 몸 때문인지 기대감을 뒤로하고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땅끝까지, 함께 증인으로’라는 합신 세계선교사대회의 선명한 문구를 보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지고 은혜의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식당에서부터 섬기시는 호산나교회 성도들의 모습에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음식을 만든 정성과 선교사들의 필요를 하나하나 살피시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크나큰 감동이 스며들었다. 이런 사랑과 섬김을 받을 자격이 없는 미천한 자인데 이 은혜의 한가운데 서 있는 현실에 주님께 감사를 드린다.

지난 5월로 선교지에 발을 디딘 지 어느덧 만 10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이번 선교사대회에 참석한 많은 목회자들과 여러 선교사들과의 만남, 그리고 예배와 선교특강을 들으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 강의 내용 중에 선교지뿐만 아니라 국내도 엄청난 속도로 선교 환경과 사람들의 인식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다. 이 환경 변화의 속도를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10년이라는 시간이 준 간격 때문일까? 말씀과 강의 하나하나 되새겨 보며 그 격차를 줄여 보기 위해 애를 쓴 시간이었다. 시간이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고 흐르면서 수많은 전략이 나오며 수정되고 바뀐다. 변화하는 세계선교의 중심에서 약간 떨어진 외딴 선교지에 서 있는 한 사람으로 이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번 선교사대회에서 내게 “다가오는 도전과 미래를 향해 남겨진 미완성 과업의 부름 앞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를 고민하게 했다. 수없이 바뀌는 선교전략과 미래 선교의 전망을 예측하고 준비해야 하는 선교적 부르심 앞에 티끌과 같은 무익한 자가 어떻게 이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사실 10년 전 선교지로 나가기 전에 이미 나는 나름대로 개인적인 선교전략과 방향을 가지고 준비했다. 그러나 선교지에 나가기 직전에 그 계획을 내려놓게 하신 하나님(잠 16:9)을 바라본다. 전 세계 수많은 교회와 선교단체의 선교전략과 미래 선교 방향을 예측하며 준비해야 하는 것이 모든 선교사의 책무이다.

대회 중에 말씀과 강의를 들으면서 무익한 자에게 임한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내 자아를 날마다 부인하고 그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것’이요(눅 9:23), ‘한 알의 밀알로 죽는 것’(요 12:24)이라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이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창세 전에 티끌과 같은 죄인 중에 괴수인 나를 부르신 그 은혜와 사랑(엡 1:4) 앞에 은혜 입은 죄인으로 선교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때때로 넘어지고 좌절 속에 있는 자를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멈출 수 없는 명령인 모든 열방과 족속 가운데 택한 자를 구원하는 일에 우리를 동참시킨다. 우리 모두를 지상명령 성취를 위해 부르신 그 부름 앞에서, 미천한 자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교사들에게 개인적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선교 자체에 함몰되지 말자는 것이다. 내게는 선교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아니다. 오직 예수만 나의 삶의 이유요, 목적이며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