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챗GPT(ChatGPT)와 설교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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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ChatGPT)와 설교 표절

2023년에 시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교문 작성에 챗GPT를 활용할 것이라고 대답한 목회자 비율이 응답자 중 75%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챗GPT가 주는 결과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81%가 된다고 한다. 앞으로 이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챗GPT가 생성한 설교 요지를 그대로 받아서 작성된 설교는 표절 설교라는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챗GPT가 생성한 설교를 활용하는 목회자들 대다수가 스스로 답하듯이 만약 교인들에게 자신의 설교가 챗GPT가 생성한 것임을 밝힌다면 교인들은 이 설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앞서 말한 조사 보고서는 챗GPT 설교에 대한 교인들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결과가 그 반대보다 두 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다. 이러한 결과는 챗GPT가 생성한 설교가 표절 설교라는 교인의 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볼 것이다.

어느 당회나 회중도 목회자의 표절 습관을 그대로 묵과하고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주일마다 듣는 회중은 하늘 아버지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공동체로 모여 받는 복됨을 누린다. 이 복됨은 교인으로서 누릴 기대이며 또 권리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지교회 목사의 설교는 하나님께서 지금 그곳에 있는 교회에 생명의 은혜를 부으시는 은혜의 수단인 것이다. 그러하기에 목사는 설교를 스스로 준비하여야 한다.

목사가 설교를 준비하여 전달하는 일은 높은 집중력과 노력의 시간을 요구한다. 본문 주해에 필요한 언어 분석, 배경 연구, 본문의 의미와 의도, 구속사적 해석, 언약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일하심과 이 가운데 하나님에 대한 교훈, 그리고 오늘날 집단적 교회와 개별적 교인에게 주는 교훈과 적용을 찾고 깨달은 후에, 이를 자료로 삼아 본문을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담은 설교로 구성하여 전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묵상과 기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챗GPT는 이러한 목사의 수고를 덜어주는 유용한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을까?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GPT는 지금까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하여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검색의 방식과는 달리, 사용자가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을 얻는 대화형 방식을 제공한다. 그래서 목사가 필요한 내용을 묻는 대로 답을 즉각적으로 얻는 유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해보면 대단히 쉽게 필요한 자료를 바로 얻는 놀라운 흥분을 경험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설교 준비를 위한 자료를 얻으려고 시작한 대화가 그 결과의 손쉬움에 놀라며 호기심으로 설교문 작성도 요구하게 되고, 그러면 제법 정돈된 대지 설교를 보여주는 것을 보고 더욱 놀라게 될 것이다. 본문 주해, 본문 묵상과 기도, 그리고 설교 구성의 모든 수고를 웃음거리로 삼아 버리듯이, 간단한 질문 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즉각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설교 요지를 손에 쥘 수 있게 해주는 챗GPT의 편의성은 챗GPT를 의존하지 않고 설교를 준비하는 일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릴 정도로 강력한 유인력을 갖는다.

그러나 챗GPT에게 설교 작성을 구하여서는 안 된다. 설교 준비를 위한 자료와 관련하여서는 약간의 유익을 구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챗GPT가 생성한 설교 요지는 인터넷 상에 있는 개인이나 특정 교회의 설교문을 재가공하여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 챗GPT가 생성한 설교를 옮기면서 그것의 출처를 챗GPT라고 밝힐 설교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설교가 다른 설교의 표절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챗GPT가 생성한 설교를 매번 들여다보는 습관은 재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즉석요리’를 찾는 습관적 편의주의에 빠지게 할 위험성이 높다. 이 ‘즉석요리’의 결과는 표절 설교일 뿐이다.

이쯤에 이르면 말씀의 종이라는 목사의 직무가 무색하게 된다. 어떤 교인이라도 챗GPT에 본문을 주고 설교를 요구하여 설교 요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목사와 교인 가운데 누가 더 좋은(?) 설교문을 얻을 수 있게 되는가는 챗GPT를 활용하는 기술의 숙련도로 결정이 될 것이다. 챗GPT가 생성하는 편의주의에 빠지게 되면, 많은 신학 학습과 노력과 묵상과 기도라는 숭고한 일들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며, 결국 지교회를 향하여 주시는 성령 하나님의 역사와 말씀의 권위를 무너뜨리게 될 것이다. 챗GPT를 활용한 표절 설교를 행하지 말 것이며, 또한 부추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