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세계 교회사 19] 교회사 용어해설 : 청교도_안상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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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용어해설 : 청교도

안상혁 교수(합신, 역사신학)

 

1534년 수장법(Act of Supremacy)이다. 의회는 헨리 8세가 영국 교회의 수장임을 선포했다. 이로써 영국은 로마 교회와 절연했고, 종교개혁의 흐름에 합류하였다.

 

청교도의 역사적 기원

청교도는 누구인가? 그 기원을 따지자면 영국 종교개혁의 기원만큼이나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영국 튜더 왕조에 의해 수행된 종교정책과 더불어 청교도 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설명한다. 주지하다시피 튜더 왕조의 헨리 8세가 수장법(Acts of Supremacy, 1534)을 발표한 이후 영국의 종교개혁은 에드워드 6세(재위, 1547-1553)의 짧은 통치와 메리 여왕(재위, 1553-1558)의 박해기, 그리고 엘리자베스 1세(재위, 1558-1603)의 중용정책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침(浮沈)을 경험하였다.

정부에 의해 추진된 종교정책은, 영국의 개혁가들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여전히 로마 가톨릭의 미신적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미완의 개혁이었다. 일례로 1559년의 공동기도서는 여전히 중백의(surplice) 착용, 세례 예식에서의 성호 긋기, [성례로서의 결혼을 연상케 하는] 결혼반지 등을 허락했고, 성만찬 때 무릎을 꿇는 행위가 화체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님을 설명하는 ‘검정색 지시문’(Black Rubric, 1552년 공동기도서)을 삭제해 버렸다.

17세기 교회사가 토머스 풀러의 『브리튼의 교회 역사』(The Church-History of Britain, 1655)에 따르면, “퓨리탄(청교도)”이라는 용어가 최초로 사용된 것은 1564년이다. 풀러에 따르면, 당시 영국 국교회의 계서제와 예배를 반대하는 이들을 가리켜 청교도라고 불렀다.

한편 윌리엄 할러는, 엘리자베스 1세의 종교정책을 비판하고 교정을 요구하기 위해 1572년 영국의 개혁가들이 의회에 제출한 “의회를 향한 권고문”(An Admonition to the Parliament)이 영국 청교도 운동의 주요한 기점이었다고 주장한다. “권고문”은 로마 가톨릭의 모든 잔재를 제거하고 오직 명시적으로 기록된 성경 말씀에 따라 영국 교회와 예배를 개혁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를 단호히 거절하고 그들을 비하하는 의미에서 “퓨리턴”이라고 불렀다.

청교도의 설교 운동

정부가 주도하는 교회개혁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을 때, 청교도 지도자들은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종교개혁의 핵심을 대중에게 설파하고자 시도했다. 이는 청교도 설교 운동으로 열매 맺었다. 16세기 말, 정부의 중도 노선에 실망하거나 탄압을 피해 지방 소도시로 쫓겨 간 청교도 성직자들은 성경과 종교개혁의 원리를 교구민들에게 설교를 통해 직접 가르쳤다. 정부를 통한 외면적이고 제도적인 교회개혁보다는 설교 운동을 통한 내면적이고 현장에서의 삶의 개혁을 추구한 것이다. 캐롤 레빈은 청교도를 다른 개신교 운동과 차별화시키는 주요한 특징이 바로 ‘설교를 향한 억제할 수 없는 사랑’이라고 표현하였다.

시어도어 보즈먼은 이 시기의 변화를 가리켜 ‘경건주의적 전환’이라고 불렀다. 경건주의 운동은 1590년대에서 시작되어 1640년대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청교도 운동의 핵심적인 특징이라고 보즈먼은 주장한다. 이는 청교주의의 핵심을 신학 운동이나 정치 운동이라기보다는 ‘경건과 회심 그리고 실존적인 마음 종교’에서 찾은 리처드 혹스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청교도 저작에서 얻는 유익들

조엘 비키와 랜들 페더슨은 오늘날 우리가 청교도의 저작을 읽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여섯 가지의 유익을 제시하였는데,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청교도는 성경에 기초한 신자의 삶을 제시한다. 둘째, 청교도는 교리와 실천을 이상적으로 결합시켰다. 셋째, 청교도는 그리스도에 집중했다. 넷째, 청교도는 신자가 고난과 시험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었다. 다섯째, 청교도는 신자가 어떻게 종말론적 소망을 가지고 순례자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었다. 여섯째, 청교도는 참된 영성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러한 여섯 가지 유익들은 기독교적 삶과 실천적 경건이라는 주제와 밀접히 관련이 있다. 이는 비키와 페더슨이 옳게 지적한대로 ‘성경을 탐구해서 그 발견한 내용들을 대조하고 확인함을 통해 삶의 전 영역에 성경을 적용하는 것’이 청교도의 주된 관심이었음을 잘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