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십일월_박부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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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월

 

산보다 먼저 영혼에
단풍이 드는 건
누군가의 감사 편지가
우편함을 물들이기 때문이다

십일월이 소나무보다 단단한 것은
홀가분한 차림에
11이라는 두 다리로만
함께 버티기 때문이다

하늘의 종소리를 듣고
귀향하는 행렬처럼
착지하는 새들의 깃털
거기 스미는 따스한 노을

밥 연기 덮으며 눈구름 밀려와도
마을이 이토록 밝은 건
집집이 사랑으로 채색한
까치밥 등불 가득한 때문이다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