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수상| 상한갈대_홍문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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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갈대

< 홍문균 목사, 주은혜교회 >

 

“주님은 ‘상한 갈대’와 같은 우리를 보호하며 강하게 하는 은혜 주셔   

   우리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이 가을의 정취를 드러내는 자연물들은 여럿이 있습니다.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 한 없이 우수에 젖게 하는 가을 비, 길바닥에 뒹구는 낙엽, 청명한 가을 하늘, 마음까지 풍요케 하는 황금 들녘, 가을의 얼굴 해바라기와 향기 그윽한 들국화, 탐스런 포도송이와 감나무에 대로대롱 달려 있는 홍시. 그리고 갈대 밭.

   갈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흔들리는 갈대’입니다. 연약한 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때 으레 등장하는 시적인 표현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입니다. ‘갈대’는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으로 ‘흔들리는 마음’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갈대와 같이 흔들리는 여심’이라든지 ‘사내 녀석이 갈대처럼 흔들리다니…’라며 부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사용됩니다.

   성경에도 ‘갈대’를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한 곳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앗수르 왕 산헤립의 신하 랍사게가 이스라엘을 치러 올라 왔을 때에 히스기야 왕을 경멸하며 이스라엘을 향하여 “이제 네가 너를 위하여 저 상한 갈대 지팡이 애굽을 의뢰하도다 사람이 그것을 의지하면 그의 손에 찔려 들어갈지라 애굽의 왕 바로는 그에게 의뢰하는 모든 자에게 이와 같으니라”(왕하 18:21)며 애굽을 의뢰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인간의 연약함과 그 연약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 하나님이신가를 설명하기 위해 ‘갈대’를 일례로 사용한 곳도 있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최악에 처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끝끝내 포기하지 않으시고 돌보아 주실 것을 약속하시는 하나님을 다음과 같이 선언하고 있습니다.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자 곧 내가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영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정의를 베풀리라 그는 외치지 아니하며 목소리를 높이지 아니하며 그 소리를 거리에 들리게 하지 아니하며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 할 것이며”(사 42:1-3).

   예수님께서도 이 성경구절을 인용하시면서 결국 연약하며 무능하며 부러질 수밖에 없는 죄인된 우리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내는 예수님 자신께서 반드시 구원해 내실 것을 약속하며 소망을 주셨습니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말씀하신 바 보라 내가 택한 종 곧 내 마음에 기뻐하는 바 내가 사랑하는 자로다 내가 내 영을 그에게 줄 터이니 그가 심판을 이방에 알게 하리라 그는 다투지도 아니하며 들레지도 아니하리니 아무도 길에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기를 심판하여 이길 때까지 하리니 또한 이방들이 그의 이름을 바라리라 함을 이루려 하심이니라”(마12:17-21).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 산천으로 나아가 바람에 한없이 ‘흔들리는 갈대’ 앞에 서 보십시다. 그래서 우리 자신들이 얼마나 연약한 ‘갈대’같은 존재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내십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상한 갈대’임을 명심하십시다. 또한 ‘상한 갈대’와도 같은 우리를 보시며 그래도 꺾지 않으시고 보호하시며 강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 우리가 언제나 상한 갈대 인생임을 잊지 말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