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돌아보는 시간_박부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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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는 시간

점점 소멸해 가는 마을들과 공동체의 해체를 아픈 마음으로 견딘다.

포클레인으로 폐가를 철거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그 뒤란을 돌아가 보면 버려져 있던 물건들이 드러난다.

사람이 살았던 온기가 가까스로 느껴지는 때이기도 하다.

개인사와 사회사 공히 뒤란의 현실이 있다. 숨어 있던 이야기들.

팽개쳐진 농기구들처럼 자세히 돌아보면 오늘에 재활용하고 되새길 것들이 있다.

12월, 헐거워진 산천이 눈에 자세히 보이는 계절이다.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기에 적합한 시간들이다.

뒤를 안 돌아보는 삶이란 얼마나 냉습한가.

세월 속에 지나가는 모든 것이 다 철거되고 버려야 되는 것들만은 아니다.

새 날을 향한 자세는 뒤를 돌아보며 취사선택을 잘하는 것이다.

성찰은 고통과 추억과 발전의 유익을 동반한다.

눈발이 서늘하면서 따뜻하듯이.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