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_박성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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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 박성호 목사, 푸른초장교회 >

 

 

“내가 경험하기 전까지는 남을 이해하기 쉽지 않아”

 

우리는 남이 나를 이해해 주기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남을 이해하는 데는 좀 인색한 편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오래 전 일이다 친한 친구 부부가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오랜만에 안식년을 맞아 우리 집을 찾아왔다. 정말 반갑고 기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다가 식사 때가 되어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어서 물어보니 자장면이 먹고 싶다면서 자장면을 사달라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외국에서 그토록 고생하고 온 친구를 제일 싼 음식을 사줄 수가 없어서 몸보신이나 시켜 주려고 무조건 끌고 소의 꼬리 등 특수 부위를 요리하는 식당으로 갔다. 당시 나로서는 최대한의 대접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음식을 다 먹은 후에 그 친구의 말이 해외에서 지내면서 각종 요리나 고기는 많이 먹어 봤는데 자장면은 진짜 중국음식점에 가도 없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 자장면이 먹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선교현지에서는 꼬리나 이런 부위는 그냥 버리다가 한국사람들이 자주 가져가니까 요즘은 천원 정도 받고 준다고 했다. 나는 내 입장에서 잘 대접하려고 큰마음 먹고 대접한 것인데 정말 우습게 되고 말았다.

 

그 때 나는 내 입장에서 대접하지 말고 정말로 원하는 상대방이 것을 대접해야한다는 큰 교훈을 받고 그 후로는 선교사들이 오면 그가 원하는 메뉴로 대접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음식 대접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하면서 다른 부분은 여전히 내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경험하기 전까지는 남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수년 전 아들이 군 입대를 했을 때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마음이 이상했다. 그 때도 많이 깨달았다. 성도들이 군에 자식을 보내면서 슬퍼할 때, “뭐 남자면 다 가는 것이고 죽으러 간 것도 아니니 너무 슬퍼 말라. 건강하게 더 성숙해져서 돌아 올테니 염려말고 기도하라”며 너무 쉽게 말했던 것과 그 분의 심정에서 위로하지 못했던 것을 크게 후회한 바 있다.

 

개척교회를 하면서도 많이 깨닫고 있다. 전에 개척교회를 많이 지원했던 경험이 있는데 실제로 내가 개척을 해보니 그 당시는 개척교회의 입장에서 도운 것이 아니고 그냥 내 입장에서 물질만 지원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바른 원칙이라 생각하고 했지만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 지원이었다.

 

나의 지원 원칙은 쉬고 있는 목회자는 도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여 개척을 시작하면 돕는 것으로 하고 개척을 시작해야 도와 드렸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해보니 개척을 시작하기 전 쉴 때가 더 어려웠다. 시작하면 돕는 교회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개척 시작 전에는 아무도 돕지 않기 때문에 정말 힘든 시기이다. 사실 오죽하면 목회를 쉬게 되었겠는가? 그래서 앞으로는 개척시작 전부터 도와야겠다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개척교회를 도울 때도 넷째 주 아니면 어떤 때는 다섯째 주 교회 형편상 보내드리는 날이 일정치 못했는데 개척교회 입장에서는 어느 날까지 오지 않으면 차용하든지 다른 계획을 세워야하며 혹시 지원이 끝난 것인지 몰라 불안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는 정한 날짜에 맞추어 보내기로 했다.

 

총회와 노회를 섬기면서 법대로 하려고 무척 노력했지만 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법을 어긴 것이 고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형편과 처지의 경우도 있었다. 법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법의 잣대로만 볼 수는 없다. 우리 인간은 다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총회에서도 법을 뛰어 넘는 결정으로 오랜 시간 해결되지 못하던 일이 극적인 화해를 이루었다. 법도 중요하지만 화평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남의 교회 일이나 다른 노회 일도 내 생각대로만 판단하지 말자. 결과만 생각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렇다고 불의와 거짓을 용납하자는 말이 아니다. 한 번만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요즘 세대는 참지 못하는 세대가 되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좋다. 그러나 모든 것을 확실히 안 후에도 그 사람의 입장에서, 아니 내가 실수한 일이며 내가 당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한다면 정말 아름다운 공동체로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