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둘러앉은 밤_박부민 편집국장

 둘러앉은 밤    거두절미 없이 인절미 치대듯  눈보라 섞인 찰진 이야기  어둑하니 멍든 곳 상한 곳  다 깎아 버리지 않고  손칼국수처럼 주절주절   칼칼하게 늘어놓고픈 절절한 밤  벗들이랑 발 종종 쏘다니던  그 골목 호롱불 웃음을  군불로 다시 지펴 낸다  좁은 방, 누구라 마다 않고 ...

[사설] 지금은 개인 신앙이 승화할 때

지금은 개인 신앙이 승화할 때 모든 시대는 각자에게 고유한 시대이다. 옛날 사람은 자신의 시대를 살았고, 앞날 사람도 자신의 시대를 살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시대는 우리에게만 주어진 것이다. 우리는 과거이든 미래이든 돌아가 또는 앞당겨 살아볼 수 없기 때문에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어느 중세 역사가는 중세가 힘들고 무서운 시대였기 때문에 그 때로...

[시론] 예배와 삶에서 네 발을 삼가라 _박동근 목사

예배와 삶에서 네 발을 삼가라 박동근 목사(안양 한길교회, 본보 논설위원)   경외와 겸손함으로 나아가 오직 하나님께만 시선을 고정하라 전도서 5장 1절에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자들을 향한 경계의 말씀이 있다. “너는 하나님 앞으로 들어갈 때에 네 발을 삼갈지어다.” 발을 삼가라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근본적으로 오만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표...

[햇빛편지] 눈꽃 마을_박부민 편집국장

눈꽃 마을   눈 속에 파묻혀 먼 산길 응시하는 마른 억새풀 이 겨울이 그들에겐 많이 어둡다 가슴 누르는 적설량을 더는 잴 수도 없지만 눈보라 뒤 열린 그림 한 폭 마을은 바람에 떨며 또 명징하게 피어난다 고드름 가득할수록 그 눈물 진 그늘에 봄이 싹트는 것임을 우리는 안다   박부민 ...

[사설] 해 아래 옛것은 있다

해 아래 옛것은 있다 올해는 세칭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부르는 임인년이다. 세월을 조각으로 나누어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마는, 그런 식으로라도 뭔가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 줄 필요는 있을 것 같다. 해가 바뀌기도 전에 벌써 항간에는 여러 운세가 설왕설래하면서 임인년의 의미를 찾는 어떤 소망과 기대감이 나...

[시론] 한 해의 끝에서_김인석 목사

한 해의 끝에서 김인석 목사(칼빈장로교회)   들풀을 입히시는 하나님이 들꽃 같은 우리 삶으로 영광을 나타내시길 재작년 말 중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사태가 이렇게 오래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리라 누구도 예상 못했다. 2021년 10월 19일 기준 전 세계 확진자는 총 2억6천1백만 여명이고 사망자는 5백2십만 여명으로 집계되었다. 그 ...

[햇빛편지] 설경_박부민 편집국장

설경   눈송이 눈송이 수천 수억의 꿈들 하나하나 검푸른 산을 채운다 차곡차곡 숨 고르며 들렘 없는 등불들 저마다 작은 일생을 켜고 그늘 깊이 낮아지는 꽃송이 꿈송이 외진 기슭이라 내버리지 않고 단풍 진 골짜기에서 칼얼음 봉우리까지 꾹꾹 눌러 마른 숲을 메꾼다 숲의 뼛속을 적신다 누군가 애써 첫새벽 문 열어...

[사설] 거룩한 길로 가자

거룩한 길로 가자 인생길이란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이고 평가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한 길을 가라고 하셨다. ‘거룩한 길(The way of Holiness)’은 어떤 길인가. 하나님이 마련하신 그 길을 갈 자는 깨끗한 자, 구속 받은 자이며 하나님을 알아 우매하지 않아야 한다(사 35:8). 거룩한 길은 하나님의 법에 따라 사는 인생길이다. 그...

[시론] 사망의 코로나 vs 생명의 코로나_최광희 목사...

사망의 코로나 vs 생명의 코로나 최광희 목사(행복한교회)   사망의 코로나에 너무 집중 말고 생명의 코로나(면류관)를 소망하며 살자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날마다 들은 외래어가 ‘코로나’이다. 코로나(corona)는 원래 라틴어로 왕관(王冠)을 뜻한다. 그런데 천문학에서는 태양이나 다른 천구체의 빛나는 플라스마 대기를 코로나라고 한다. 플...

[햇빛편지] 소설묵언 小雪默言_박부민 편집국장

소설묵언 小雪默言   오늘이 소설 보름 후엔 대설이니 눈발 내릴 때가 됐다네 벼 밑동처럼 말 수 줄이는 살얼음 풍경 속에서 분주했던 생계의 뒷길을 돌아보면 이룬 것 없는 빈 손에 부끄러운 마음뿐 흔들리는 믿음도 삶도 뉘우쳐 추스르며 제 앞의 등불을 켜고 은총의 뜨락에 말없이 젖은 눈송이로 엎드리는 날 &n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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