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봄_임관숙 사모
봄
임관숙 사모(삼성교회)
이른 봄날,
그이와 함께 밤길을 걷는다
도시는 잠잠히 닻을 내리고
밤바다 같은 대기는 간간하고 조요하다
서로에게 기대어 부족함 없는 우리는
순하고 나른하다
날카로운 마음이 풀리는 계절
서툴러서 모난 적도 있고
기다리지 못하여
비바람 속으로 나선 적도 있으나
새벽마다 가난한 마음으로 그물을 씻었다...
[3월의 시] 한 걸음_송요진 목사
한 걸음
송요진 목사(공릉충성교회)
오늘도 당신은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라 하십니다
콧속에 얼얼한 공기
날카로운 인생 속에서도
걸으라 하십니다
당신의 뜻에 순종하여
한 걸음 한 걸음
당신께로 올라갑니다
야생마 같은 거친 숨
등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이 내 기도입니다
멈출 수 없습니다. 부르셨기에
힘겹게 디...
[신앙 동화] 오래 달리기 선수 거북이 조나단_최윤정 ...
오래 달리기 선수 거북이 조나단
최윤정 사모(그언약교회)
아주 오래 전, 언제부터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거북이 조나단은 달리기 선수를 동경하며 살았어. 달리기 선수는 정말 멋지지. 저렇게 씽씽 달리면 피부에 바람이 느껴질까? 머리가 날리는 저 기분은 어떤 걸까?
"나는 절대로 달리기 선수는 될 수 없을 거야! 난 다리도 짧고, 난 등딱지 때문...
[2월의 시] 바다_최해혁 집사
바다
최해혁 집사(시인, 역곡동교회)
투명한 햇살이 사선을 넘고
그리운 새떼들이 포구에 돌아올 때
바다는 모두가 하나가 된다
아름다운 뱃전은 백발을 맞고
기쁨을 낚은 어부는
그물에 희망을 가득 담는다
시린 눈 청태밭 너머로
쏟아지는 하얀 눈발
그대는 알 수 없는 세월이 있는가
흐트러진 선잠은
다시 이루지 ...
[한국의 신앙시] 문 門_장수철 시인
문 門
이제사 들어섰습니다.
너무나 오랜 세월을
멀리서만 이방인처럼 바라보던
이 문 안에
이제사 고개를 숙이고
어리석은 양이 들어섰습니다.
그 숱한 나날을
어둡게 방황하던
죄 많은 마음이라서
죄 많은 몸이라서
어제 밤새도록 씻었습니다.
어제 밤새도록 닦았습니다.
아직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끌어 주옵소서
...
[2022 새해를 맞이하여_신년시] 살다가_정순정 사모...
살다가
정순정 사모(입장장로교회)
나 좋아 가고픈 넓은 길 찾아
한참을 걷고도 쉴 곳이 없는
빈 자루 허전한 나그네 되어
흔들리는 간사한 마음을 따라
원하던 자유라 옷자락 푸니
차지 않는 마음이 공허하여서
사리분별 못하는 동무를 좇아
욕심내어 내 생각에 둥지를 트니
사면이 적막이란 불통뿐이라
눈도 귀도 없다는 물질에 매여
...
[동시] 귀로 듣고 말하고_염강유 어린이
귀로 듣고 말하고
염강유 어린이
(그로잉교회, 초3)
귀로 듣고
말하고
말하고
귀로 듣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나는 귀로 듣고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이 들으시죠
[송년 시] 동굴에서 부르는 노래_윤여성 목사
동굴에서 부르는 노래
윤여성 목사(열린문교회, 시인, 본보 논설위원)
고요히 홀로 동굴 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동굴을 기뻐하며 광야를 피난처 삼고
다윗처럼 눈물을 훔치고서
그 시간들 속에서
시를 짓고 예언을 하며
나도 동굴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그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패인 바위에 박혀 쉬며
나도 동굴의 노래를...
[송년 특집 / 독후감] 성경을 통해 본 _황예진 청년...
성경을 통해 본 <어린 왕자>
원문인용 : 『어린 왕자』(생텍쥐페리, 김석희 역, 열림원, 2020년)
황예진 청년(목은교회)
시작하며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읊어지는 작품(책)들이 많다. 그들을 통해 다양한 순간에서 적절한 명철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지혜가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도 모두 올바르다, 의에...
[생활수필] 아름다운 만남_권중분 권사
아름다운 만남
권중분 권사 (노원 성도교회)
하나님 나라, 행복한 만남을 소망하며 말씀이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며 나아간다
호주에 갔을 때, 양과 소가 드넓은 들판에서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차로 달리는 몇 시간 동안 초지와 목장들이 쭉 이어졌다. 방목에 가깝지만 나무나 철조망으로 쳐진 울타리는 있었다, 목장의 규모가 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