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낙 엽_이종호 장로
낙 엽
이종호 장로 | 대구영안교회
모진 비바람 할퀴고 간
가을 오솔길
박태기 노란 잎
찢어진 벚나무 잎 주검들
눅눅한 바닥 위
깊이 휴식한다
머언 봄 날
세상 살 찌우던 붉은 열정
온 땅 하얗게 밝히던 벅찬 설렘
한 자락 그리움으로
제 몸 적신다
해골이라 불리는 언덕 위
세상을 향해 높이 세워진 십자가에 달려
...
|8월의 시| 연가_배명식 시인
8월의 시<詩>
연가 戀歌
< 배명식 시인 >
당신은 잴 수 없는 바다가 되면
나는 바다에 뜬 섬,
거기 늘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지만
당신은 시간 속에 요동하는 파도의 손을 내밉니다
파문을 이는 바람이 아니래도
파도가 쉬지 않음을 알지만
가는 가지들 같은 실눈으로 나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지금 수평...
|수필| 감사와 행복_장인선 수필가
< 수 필 >
감사와 행복
< 장인선 수필가 >
모든 사람들이 나를 향해 돌을 던진다고 해도 나는 자신 있게 그리고 분명히 “나는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았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상하게 다른 병에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다가 상대방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면 색안경을 끼고 본다...
|7월의 시| 외로운 밤에는 별이 많아지는 까닭을 알겠...
▲ 별밤의 기도_그림 배명식
7월의 시<詩>
외로운 밤에는 별이 많아지는 까닭을 알겠다
< 최해혁 시인 >
외로운 밤
수많은 그리움이 모여드는 창가에
별이 많아지는 까닭을 알겠다
서...
|한국의 명시 감상-6월의 시| 나비의 소녀_황금찬 시...
<사진-조대현-나비>
시<詩>
나비의 소녀
< 황금찬 시인 >
그 나비의 소녀도
지금쯤 늙었으리
구름의 언덕에서
장미의 노래를 부르던
나비의 소녀
...
|가정의 달 초대 시詩| 어머니의 무지개_채 원
시<詩>
어머니의 무지개
< 채 원 >
탯줄 같은 빨랫줄을 따라 가면
어머니의 봉한 샘이 열리고
오색 무지개가 뜬다
갈빗대 같은 빨래판을 비빌 때
알았다, 구름을 빨아 무지개를 피워 내고
장대비 속에서 건져냈다는 것을
바람맞은 날을 두드려 삶아
햇살 일기를 입혀 주신 어머니
꽉꽉 밟히고 탈탈 털려
두 ...
|한국의 명시 감상| 갈보리의 노래_박두진
한국의 명시 감상
갈보리의 노래
< 박두진 시인 >
< 1 >
해도 차마 밝은 채론 비칠 수가 없어
낯을 가려 밤처럼 캄캄했을 뿐.
방울방울 가슴의
하늘에서 내려 맺는 푸른 피를 떨구며,
아으,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늬………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늬………
그 사랑일래 지지러져 죽...
|수필| 부러운 분들_장인선 수필가
< 수 필 >
부러운 분들
< 장인선 수필가 >
원래 나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보다는 성품이 훌륭한 사람들을 훨씬 존경한다. 아마 이것은 능력은 아무리 내가 노력해도 그대로이지만, 성품은 노력하면 주님이 긍휼히 여기셔서 조금은 변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고 부러운 분은 전에 다니던 교회...
|부활절축시| 끝나지 않는 선율_이은숙 시인
부활절축시
끝나지 않는 선율
< 이은숙 시인, 예수사랑교회 >
깨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물처럼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약속이었습니다
당신의 금기가 되기 전
당신만을 위한 용기(用器)였습니다
마른 뼈 같은 허무 창백하게 고여 있던 날들
단 한 번의 사건
건초 같은 표정을 한 여인이,
허공을 응시하고 거센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