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시는 하나님
<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구약성서 시대에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사람들은 선지자들이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직분을 감당하기 위해 선택되었고 자격을 부여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지 않고서는 이 영광스러운 직분을 행할 수 없었다.
하나님은 이처럼 특별한 계시 기관인 선지자들을 통해, 즉 모세로부터 말라기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처럼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시며 저 멀리 계시고 아무런 감정 없이 그저 무덤덤하게 우주를 움직여 가시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말씀하시며 논증하시고 사람들에게 탄원하시고 사랑을 호소하시며 명령하시고 대화를 나누시며 태초부터 지금까지 계속하여 하늘과 땅을 따라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말씀 사건으로서의 신적 계시의 궁극적인 목적은 침묵을 깨뜨리면서 역사 속에 개입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능동적으로 개입하신다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계시는 거룩한 세계에 대한 인간적인 단순한 인식이나 분별의 차원을 넘어선다.
계시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행동으로의 사건이며 ‘누구에게 말씀하심’이며 동시에 ‘거룩한 소환’이기도 하다. 따라서 계시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세계에 대해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모든 피조물을 찾고 구원하고 회복시키는 행위이다.
하나님은 이 행위를 통해 그의 백성을 화목케 하시며 양육해 주시고 치료해 주시며 판단하신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 상호 호혜적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향하시고 약속의 자녀로 지음받은 그들이 되도록 그들을 부르신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특별한 조명(illumination)이나 신비한 깨우침(enlightenment)이 아니라 생생하면서도 삶을 변화시키는 대화 가운데로 우리들을 이끄신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결국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의 백성들은 들을 귀가 있는 존재로 지음 받았으며, 주시는 말씀에 대한 응답으로 행동하는 존재들이다.
이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과연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으며 얼마나 정확하게 응답하였는가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해에는 더욱더 그 말씀을 듣고 행하는 일에 혼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