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회 장로교 총회를 앞두고
daniel@rpress.or.kr 송영찬 국장
한국 장로교회사를 돌이켜 보면 장로교의 역사와 우리 민족의 비애가 함께 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38년 제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가결하였고 그 후유증은 해방후인 1946
년 출옥성도 중심의 고려신학교 설립과 더불어 장로교의 분열로 이어졌다. 그
리고 1947년 조선신학교 김재준 교수의 ‘새사람 11호’에 게재한 자유주의
신학 사상 파동으로 1949년 총회의 파행이 거듭되었고 급기야 1950년 민족 최
대의 불행인 6.25 사변이 발발하였다.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는 합동 측과 통합 측이 분열되었고, 그 이듬해인
1960년에는 4. 19 의거가 발생해 제1 공화국의 종말을 불러 왔다. 이것은
1961년 5. 16 군사 혁명으로 이어졌고 그로부터 20년 군사 정권이 시작되었
다.
불행하게도 1979년 9월에 열린 제64회 총회에서는 주류와 비주류가 분열되었
고 10월에는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듬해에는 5. 18
n광주 민주화 운동이 발생했지만 결국 제 5공화국의 출범으로 민주화 운동은
실패하고 말았다.
이러한 생각이 다소 억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총회의 파행과 국가적 불
행이 역사 속에서 병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것은 우
리 장로교회의 역사가 단순히 장로교 역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며 우리 민족
의 역사 속에서 함께 진행되고 있음을 각성하게 한다.
최근 정부의 햇볕 정책으로 이북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 대통령이 북한
을 친히 방문하고 이산 가족의 상봉이 이루어지는 등 과거 어느 때보다 북한
과의 교류가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우리 교계는 일찍부터
이북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적지 않은 희생과 수고를 감수한 바 있
다.
그런데 지난 8.15 경축 행사 일환으로 북한을 방문한 사람들의 파행적인 행위
는 정부의 햇볕 정책에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동시에 우리 교계에서
도 북한 선교에 대한 과열 현상과 더불어 비정상적인 선교 행위가 최근 기승
을 부리고 있는 것이 그 현실이다. 이 두 가지의 사건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
리가 결코 방관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그것
은 교계 일각에서 행해지고 있는 무분별한 북한 선교가 그만큼 통일의 길을
좁게 한다는 점이다.
이제 9월이면 장로교 각 교단마다 총회를 개회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민족과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고 통일의 기반을 닦기 위해 그 어느 총회보다 깨끗하
고 질서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통일의 길이 열리고 있는
이 때에 총회의 파행은 민족의 장래를 어둡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 교단 역시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총회에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