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날들_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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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날들

민향/ 시인

비가 내리는 날은 
집중력이 살아나
내 공간의 공기도 안정의 숨을 쉰다

개인 날은 일상에서 탈출을 꿈꾸던 날 
은밀한 자유 찾아
신선한 충격으로 들떠 있다

맑은 날은 장가가던 날
그저 웃음이 멎질 않는다

흐린날은 
노동과 공부를 같이 했던 날 
세월이 얼굴로 번져 간다
어깨 부딪히며 살아가는 생존의 날들
밉고도 그리운 이들이 살고 있는 땅은
나를 세상 밖으로 내치고 있다
지금은 쫓기듯이 살아온 날들이 보태져서
가위 눌리는 숨막힘과 
지각 없는 공동상태 
황폐해진 감성 그곳의 날은 짙은 황사바람이 휘몰아친다

바람이 입으로 불어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그날들은 언제나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