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이 문제다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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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관이 문제다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을 지켜보는 시편 기자의 안목은 결코 평범하
지 않다. 더욱이 두 갈래의 길을 관념적이거나 하나의 현상으로 보지 않고 
자신이 처한 구체적인 현실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에게 깊은 역사 의식이 있
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의’와 ‘악’의 개념을 도덕성이나 윤리 차원에서 해석하는 
경우에는 역사 의식이 그다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
님 나라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을 가지고 있고, 나아가 그 자신이 하나님 나
라에 속한 백성의 일원으로서 하나님의 통치를 구체적으로 자신의 삶 속에
서 구현하는 성도라면 ‘의’와 ‘악’의 개념은 결코 피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시편 기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역사 의식은 아주 구체적인 삶의 현
장과 직결되어 있다. 특히 하나님께서 경영하시는 구속사에 나타난 하나님
의 구원 사역은 언제나 피부로 접촉하는 것처럼 현실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다. 

예전에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구원의 행위를 하셨다는 단순 개념에서 떠
나 그 구원 사역이 지금의 자신과 긴밀한 관련이 있음을 고백하고 그 터 위
에서 구속사를 이끌고 가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편 기자들은 언제나 구속
사의 연장선상에서 현재의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때문에 시편 기자들은 사회 구조 속에서 발견되는 악의 형태에 대해서 누구
보다도 엄밀하고 명확하게 그 성격을 규명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경영하시
는 역사의 성격을 통해 그 시대를 조명하며 앞으로 전개될 미래의 상황을 예
측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시편은 역사를 이해하는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
고 있다. 

의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하나님께서 역사를 경영하신다는 사실과 
그 안에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는데 있다. 그러나 세속사의 거대한 탁류 
속에서 의인의 길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때로 조직적인 악인들의 횡포로 
말미암아 걷잡을 수 없는 풍랑에 휩쓸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도 의인
만이 느낄 수 있는 위협이다. 

의인은 ‘의’의 길을 따라 살지 않는다면 사회의 현상과 구조적인 기능 

문에 결코 아무런 위협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 구조나 현상으
로 인해 이처럼 강하게 마음을 조이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는 것은 의인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