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모두 하나의 공동체이다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가리켜 ‘고린도 교회’라고 말하지 않고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라고 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전 1:2). 여기에서 바울
은 보편의 교회, 즉 고린도라는 지역에 나타난 교회(in Corinth the local
manifestation)로서 보편적인 교회의 한 지체라는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교회는 여러 지역에 산재해 있지만 하나이다. 이들을 총칭하여 바울은 하
나님의 에클레시아(εκκλησια, 교회)라고 부른다.
‘에클레시아’는 문자적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무리’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것은 개인적으로나
공동체적으로나 그리스도인들의 부르심은 하나님의 주권을 의식해야 함을 보
여준다.
하나님께서 이들을 부르시지 않았다면 바울은 사도가 되지 않았을 것이며 그
들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의 백성 곧 성도가 되지 못
했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반응하는 사람은 모두 하나님
의 에클레시아에 속한 회원이다.
그들을 가리켜 바울은 ‘나의 교회’ 혹은 ‘우리 교회’라 부르지 않고
‘하나님의 교회’라고 말한다. 동시에 바울은 그들을 가리켜 교회의 일부라
고 말하지 않고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라고 부른다. 다른 곳에서 바울
은 아굴라와 브리스가의 집에 있는 성도들을 가리켜 교회라고 부른다(롬
16:3-5).
바울의 에클레시아 개념은 히브리적인 교회 개념 곧 회당, 총회(assembly)
그리고 사도행전에 유일하게 언급된 ‘광야의 교회’(행 7:38)라는 개념과
더불어 ‘권위로 세워진 한 몸으로 구성된 일단의 사람들’이라는 헬라적 개
념, 즉 하나님의 에클레시아라는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바울은 어떤 지역에 모여 있는 그리스도인들이든 혹은 어떤 사람의 집에 모
여 있는 그리스도인들이든 그들을 모두 ‘에클레시아’라고 부른다. 교회 전
체를 가리킬 때나 어떤 특정한 곳에 모인 소규모의 그리스도인을 가리킬 때
도 그들을 교회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떤 지역에 있든, 어느
장소에 있든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에클라시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교회의 보편성을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 시대의 교회들은 교회의 보편성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아 안
타깝기만 하다.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한 몸을 구성하는 지체들임을 인정
한다면 교회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 의식은 있을 수 없다. 아울러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며 돌보아 주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할 수 있
는 교회가 얼마나 될지 의심스럽다. 적어도 하나의 신학을 가지고 있는 교
단 안에서라도 교회의 보편성을 다시 한번 각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