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정보의 시대가 될 것인가?
우리는 1900년대를 마감하고 2000년대를 여는 길목에 서 있다. 해마다 달
력은 바뀔지라도 지금은 2천년대를 시작하는 문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
다.
미래 학자들은 21세기에는 정보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누
가 양질의 정보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사의 교훈을 보더라도 그 말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발전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으로 몰리고 있는지 모른다.
심지어 인터넷 관련 사업이 치솟고 있고 인터넷을 모르면 취직조차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21세기가 시작된다 해도 이 세상은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이다. 단지 정보를 바탕으로 예전과는 달리 그 발전 속도에 가속이 붙고
업그레이드 주기가 빨라질 뿐이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개발 주기가 빨
라진다는 현상을 놓고 본다면 상당한 진보가 있을지 모르겠
다.
그렇다고 그러한 발전이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
은 결국 그 많은 정보 중에서 취사선택하는 것은 본인 그 자신이라는 사실
이다. 이 말은 취사선택의 기준이 바로 그 사람의 인간됨에 근거하고 있음
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간됨 그 자체가 어떠함에 따라 그 사람의 역사와
그가 속한 사회, 나아가 인류의 역사가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참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우리의 인간됨, 즉 인격의
어떠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격이야말로 모든 삶의 질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간됨, 그 인격이 앞서지 않은 정보의 시대란 결국 인류의 파멸을
초래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뉴밀레니엄 시대나 21세기에서는 고도한 인간
성을 가진 사람만이 막강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 시대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예전엔 새로운 지식을 선점한 사람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서갔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고 어제의 지식은 오늘
에 와서는 벌써 옛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정보시대
에서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명확한 인식(identify)이 되어있
지 않다면 스스
로 자가당착에 빠져 자멸할 것이 분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추구할 길은 명확하다. 곧 복음에 기초한 참된 인간성을
바탕으로 새 시대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단순히 교회가 정보를 뒤쫓아가
는 정도만으로는 결코 사람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