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포도나무 같은 사람들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포도나무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매우 익숙한 나무였다. 특히 성전 문은 금으로 된 커다란 포도나무로 장식되어 있었고 어른 키보다 큰, 약 183Cm나 되는 포도송이가 그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애굽으로부터 그 백성을 취하여 약속의 땅에 심은 참된 포도나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함이었다. 무엇보다 예수님은 자신을 참 포도나무라고 비유하셨다.
BC 586년경, 곧 유다 왕국이 역사상에서 사라지던 바로 그즈음에 하나님은 예루살렘에 남아 있는 백성들을 가리켜 쓸모없는 포도나무라고 지적하신다(겔 15:2). 이것은 포도원 농사 풍경에 익숙한 유다인들에게는 매우 현실감 있게 다가서는 이야기였다.
일반적으로 가지를 넓게 펼치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는 이스라엘의 번영을 상징했다.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 이 포도나무가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하거나 혹은 신포도를 맺게 되는 경우에는 더 이상 포도나무로서 존재 가치가 상실되어 뽑아버리게 된다.
이러한 비유는 하나님께서 예레미야를 통해 “내가 너를 순전한 참 종자 곧 귀한 포도나무로 심었거늘 내게 대하여 이방 포도나무의 악한 가지가 됨은 어찌 됨이냐”(렘 2:21)라고 백성들을 책망하는 모습과 연결된다.
하나님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서 “그 나무를 가지고 무엇을 제조할 수 있겠느냐 그것으로 무슨 그릇을 걸 못을 만들 수 있겠느냐”(겔 15:3)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듣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지적에 대하여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뽑혀서 말려진 포도나무 가지로는 못 하나도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뽑힌 포도나무는 묶어두었다가 말린 다음에 불에 태워버렸다.
이처럼 땔감 외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되었다는 것은 이제 곧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불 심판이 다가왔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미 BC 605년과 BC 597년에 두 차례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상숭배와 패역으로 가득 차 있는 예루살렘은 땔감정도로 밖에는 더 이상 존재 의미가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 하면서 여전히 미신에 속한 신앙생활을 한다면 우리 역시 불심판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