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하나님의 기뻐하심, ‘보시기에 매우 좋았더라’(창 1:31)_남웅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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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기뻐하심, ‘보시기에 매우 좋았더라’(창 1:31)

남웅기 목사(바로선 교회, 본보 논설위원)

 

교회는 특별한 모임 맞습니다. 그 특별함은 세상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의 특별함이고, 그 특별함의 근거는 교회는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영광 받으시는 무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세상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세상이 누리지 못하는 것을 누리게 됩니다. 그로 인해 교회는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드러난 것으로 손뼉 치지 않습니다. 교회는 예외 없이 하나님 영광으로 충만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자랑하면 안 됩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풍요함을 자랑할 것도 아닙니다. 그게 곧 바알 신앙 아니겠습니까? 또한, 크고 높고 강하고 화려한 엄청난 규모, 즉 보이는 것을 드높여서도 안 됩니다. 그것은 곧 우상숭배와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오직 하나님이 기뻐하실 그 일 만을 위해 부름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기뻐하심, 그것을 증명하는 일이 곧 교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기뻐하심이 무엇인지 깨닫고 좇는 게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교회나 성도를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시는 것으로 영광을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 첫 사역이 바로 천지창조 였습니다. 하나님은 앞서 5일간의 창조 사역도 흡족하셨지만, 사람을 지으신 마지막 6일째 날엔 ‘보시기에 매우 좋았더라’는 말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몸소 지으신 피조물이 당신이 보시기에 얼마나 흡족하셨으면 ‘매우 좋았더라’는 말로 표현했겠습니까? 더는 손볼 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천지창조에서 기쁨의 알짬 가치는 그 완성도와 상호질서와 보존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만족하신 천지창조는 그 완성도에 있어 완벽합니다. 최상의 작품이었고, 최고의 수준이었습니다. 더 보탤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100% 최상의 상태가 곧 가장 빼어난 아름다움입니다. 성경은 그것을 온전함이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런 온전한 아름다움을 통해 영광 받으시는 분입니다. 육체의 아름다움만이 아닙니다. 그 영혼의 아름다움, 그 삶의 아름다움, 그 언어와 생각과 고백의 아름다움, 섬김과 찬양의 아름다움, 심지어는 그 죽음의 아름다움까지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이 아름답게 보시는 부분은 그 구별됨의 아름다움입니다.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지 못하면 그는 못난 사람이고 그의 언행은 더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와 성도가 구별되지 못하면 버림받은 소금에 불과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천지창조는 그 질서에 있어서도 완벽했습니다. 지으신 바 된 피조물에는 하나님의 주권, 즉 다스림이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교회에선 창조질서라고 부릅니다. 그건 지음을 받을 때부터 명령받은 질서입니다. 수십억 년이 지나도록 우주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일반사회나 교회에도 질서가 있습니다. 조직을 구성할 때도 신상필벌(信賞必罰)의 규정이 있고, 회의할 때도 질서가 있습니다. 위계질서나 장유유서(長幼有序)는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지, 자유를 억압하는 나쁜 관습이 아닙니다. 인간이 이를 무시하면 하나님의 창조의 기쁨을 짓밟는 행위가 됩니다. 이 창조질서가 바로 서는 곳에 곧 거룩함이 있습니다. 창조질서를 세우는 게 의라면, 짓밟는 것은 불의라 하겠습니다.

하나님을 안식케 하신 천지창조는 그 보존성에 있어서도 완벽했습니다. 우주 만물은 하나님의 보호 가운데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마음껏 안식할 수 있었음은 그 지으신 만물의 변함없음을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하나님의 안식은 또 다른 창조 사역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주일을 지킴은 하나님의 완벽하신 창조와 함께 완벽하신 안식을 찬양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하나님의 창조물은 그대로 보존되어야 마땅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민족과 교회와 가정인 줄 믿습니다. 창조의 원형을 보존시키는 게 하나님 영광입니다. 민족의 얼을 살리고 내가 맡은 교회를 지키고, 내 가정을 세워나가야만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은 살리고 지키고 세우는 자의 것입니다.

하나님의 천지창조는 말씀의 결실입니다. 그 말씀이 역사하는 그곳에 하나님 영광이 나타납니다. 물론 우리말에도 창조의 역사가 있습니다. 내가 한 말을 내가 지켜내는 그곳에도 하나님 영광이 있습니다. 내 민족과 내 교회와 내 가정이 주님의 기쁨이 되길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