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서예람 학생 (시흥평안교회, 고2)
다 지난 여름
내 머리를 덮어 햇살을 품어줄 정도로
늘어뜨려진 나뭇가지와 나뭇잎에
기억나지 않는 그 곳 여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시선을 앞에 두고 멀리 있는 하늘을 보면
여름 어딘가에서 햇살을 칠해놓은 게 보인다
저 멀리 햇살 칠한 세상은
어쩌면 이곳까지 물들이게 될지도 몰라
어디에서 보이는 하늘이라도 기다리고 있어
결국엔 같은 하늘이란 걸 알아
하늘이란 게, 섞이고 섞여서 같은 색을 펴내는 걸 알아
더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이미 물감이 돼있는 걸
높낮이 상관없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때 그 여름,
그 나무가 기억 속 길을 열어 같은 사람들을 보여줄 거야
무모한 믿음이 가장 큰 사랑을 불러온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네 이름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