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저자와의 대담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삶을 읽다(상,하)_정요석 목사

0
65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삶을 읽다(상,하)

정요석 목사(세움교회)

 

대담자 : 정요석 목사(세움교회, 이하 정목사), 박부민 편집국장(이하 박국장)

박국장 : 근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삶을 읽다가 반응이 좋습니다. 목사님은 2015년부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신앙고백,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도르트 신경 등에 대한 해설서를 썼는데, 신앙고백들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는가요?

정목사 : 종교개혁 당시 “오직 성경”(Sola Scriptura)과 함께 “전체 성경”(Tota Scriptura)이 강조되었습니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강조하는 것도 “오직 성경”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교리를 지지하는 성경 구절들만 편식하며 강조합니다. 66권이란 방대한 분량의 성경을 “전체 성경”의 문맥에서 보는 데 신앙고백이 큰 도움이 됩니다. 신앙고백은 성경 전체를 깊이, 넓게,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 주제별로 성경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신앙고백을 공부하면 성경 전체를 깊이, 넓게,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신앙고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박국장 : 신앙고백을 연구하면서 실제로 이런 유익을 누리고 있는지요?

정목사 : 세움교회를 개척한지 23년이 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목회 연륜과 나이 대에 이르면 성경을 습관적으로 해석하며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저는 신앙고백을 통해 성경 이해가 갈수록 깊어져 매주 설교를 준비하고 전하는 기쁨이 큽니다. 새벽기도와 주일 설교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기다려지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전하는 역동성이 있습니다.

 

박국장 : 1640년대에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하 웨민고백)이 지금 이 시대에 어떤 적용성이 있습니까?

정목사 : 수학의 원에 대한 정의는 기원전 300년경의 유클리드의 기하학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원전 6세기에 발견된 피타고라스 정리가 21세기에도 통용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사람이 만든 제도나 문화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인 성경의 전체 내용을 정리한 것이므로 시대와 장소에 상관없이 성경적이고, 실천적입니다.

 

박국장 : 아르미니우스파나 다른 교파들도 나름의 신앙고백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들과 웨민고백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정목사 : 합신 교단의 목사·장로·집사는 안수 때에 첫째로 신구약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며, 신앙과 행위에 대한 정확무오한 유일의 법칙으로 믿는다고 선서하고, 둘째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이 신구약 성경에 교훈한 교리들을 총괄한 것으로 안다고 선서합니다. 웨민고백은 성경이 말하는 내용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며 교리화 했습니다. 이에 반해 아르미니우스파는 하나님의 “공의”와 같은 특정 항목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선택하시지 않았다면 그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지 못하므로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웨민고백은 하나님의 공의가 오히려 하나님의 버리심을 통하여 더욱 크게 드러난다는 성경 구절도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주권도 받아들여,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있는 그 어떤 것도 보시지 않고 오직 자신의 순전히 값없는 은혜와 사랑으로 말미암아 선택하셨다고 말합니다.
반례(反例)란 어떤 명제가 틀렸음을 드러내기 위해 드는 예입니다. 아르미니우스파는 인간적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에 너무 큰 가치를 부여하여 성경이 말하는 다른 가치들을 상대적으로 경시하거나 무시해버립니다. 이에 반해 웨민고백은 성경이 말하는 것이라면 모두 하나님의 말씀으로 겸손히 받아들여 교리화 합니다. 웨민고백과 같은 개혁주의 신앙고백들은 반례가 없다는 점에서 다른 교파의 것들에 비해 성경의 전체 내용에 더 충실합니다.

 

박국장 : 그렇다면 웨민고백에는 오류가 없을까요?

정목사 : 이세돌 프로 바둑기사가 인공지능의 알파고와 바둑대결에서 졌습니다. 그 이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에 따라 바둑 정석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크게 바뀌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석이 창의적으로 더 정교화되는 형태입니다. 웨민고백도 여러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신자들이 만든 신앙고백 중에서는 성경의 전체 내용 중 핵심을 반례 없이 가장 정교하게 교리화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국장 : 목사님이 쓰신 신앙고백 해설서들의 책 제목에 “삶을 읽다”라는 표현이 붙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정목사 : 일반인도 자연과 역사와 양심을 통하여 창조자와 섭리자와 심판자 하나님을 흐릿하게나마 압니다. 신자는 성경을 통하여 이에 대해 분명히 알 뿐 아니라 구원자 하나님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압니다. 성경과 신앙고백을 알수록 창세로부터 만물에 새겨진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을 더욱 찾아 누릴 수 있습니다. 신앙고백을 알수록 삶을 잘 이해하고, 삶을 알수록 신앙고백을 잘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목을 이렇게 정했습니다.

 

박국장 : 사실 신앙고백 자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워하거나, 설교와 성경공부를 통해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데 어떤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정목사 : 수학에서 원에 대한 정의는 “한 정점으로부터 일정한 거리에 있는 점들의 집합”입니다. 일반인 가운데 이 정의를 보고 이해하는 사람의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이때 아래와 같이 컴퍼스를 이용해 원을 그리는 과정을 보여주면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앙고백은 많은 내용을 신학적 단어들로 간결하게 표현하다보니 수학의 명제처럼 간명한 표현 속에 깊은 의미를 담습니다. 많은 사람이 수학의 추상성을 인하여 어려워하듯, 많은 성도도 교리의 추상성을 인하여 어려워합니다. 제가 쓴 해설서들은 신앙고백의 추상성과 간결성과 복잡성을 그 깊이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원의 정의가 컴퍼스로 그리는 구체성의 과정을 통해 이해되듯, 이 책도 교리를 직접 논리로 설명도 했지만, 많은 경우 삶의 비유라는 구체성을 통해 설명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노라면 교리를 쉽고 재미있게 전하는 방법과 유용한 자료 획득에 대해서도 여러 통찰을 얻을 것입니다.

 

박국장 :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삶을 읽다 상·하』는 기존 해설서에 비해 어떤 독특성이 있는가요?

정목사 : 첫째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나오는 대부분의 단어와 문장을 해설했기 때문에 종합 참고서의 성격이 있습니다. 목사님들이 신앙고백이나 소요리문답을 가르치고 싶어도 꼼꼼하게 해설한 책을 만나기가 힘들어 포기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것을 극복하고 싶었습니다. 둘째로 영어 번역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영어 원문을 보면 웨민고백이 얼마나 정교하게 잘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데 이 뉘앙스와 섬세함을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셋째로 영어 원문의 쉼표, 세미콜론, 성경 각주까지 치밀하게 고증했습니다. 웨민고백이 1647년, 1651년, 1658년에 출판되었는데 이 세 가지 판본을 면밀히 비교하여 고증했으므로 자료적 가치도 있습니다. 넷째로 신학의 깊이를 놓치지 않으며 삶을 통한 설명을 시도하여 재미와 쉬움을 추구했습니다. 다섯째로 성경을 자주 인용함으로 교리를 알수록 성경을 이해하게 되고, 성경을 알수록 교리를 이해하도록 시도했습니다.

 

박국장 : 때로 교리는 분열을 가져오고, 실천과 사랑은 화합을 가져온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정목사 : 맞는 말씀입니다. 신앙고백과 교리를 강조할 때에 분리주의와 이성의 중시와 사랑의 결여와 감성의 경시와 같은 현상이 교회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사는 신앙고백을 강조할수록 동시에 신앙고백에 담긴 하나님의 사랑과 신자의 포용과 풍성한 정서를 강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날 선 신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신앙고백을 가르치는 목사와 교회일수록 사랑과 수용성이 풍성해야 하고 실천이 따르는 솔선수범이 있어야 합니다.

 

박국장 : 독자들의 좋은 반응 계속되길 바랍니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은?

정목사 : 나이가 들수록 성경을 더 알아가고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일이 커진다면 이 얼마나 기쁩니까? 목사가 성경을 깨달은 기쁨으로 설교가 기다려진다면 목회가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신앙고백은 신천지나 안상홍 증인회와 같은 이단을 막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신앙고백이 처음에는 딱딱하고 건조해 보이지만 그 맛을 알수록 성경과 삶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졸저를 통해 독자들이 이 큰 유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독교개혁신보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큰 격려와 힘이 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