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습은 달라도”
< 이미선 사모 _ 전남 순천성문교회 >
사모세미나에 처음 참석하는 것이라서 너무 기대됨에 떨렸지만 9개월된 아이
와 함께 동행해야 된다는 거에 조금은 어려운 마음으로 세미나장으로 향했
다.
세미나장에 들어서 강단에 모인 많은 사모님들을 보니 다리가 떨리고 괜시
리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여기 모인 사모님들의 기를 한번 받아보
자”고 각오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많은 말씀과 특강이 있었지만 어린아이와 함께 자리에 앉아서 듣기란 너무
어려웠다. 내 자리는 언제나 맨 뒷자리 문앞이었다. 아이가 소리를 지를 때
면 다른 분들게 방해될까봐 수시로 나가야 했다. 그렇게 아이를 달래고 다
시 들어가기를 여러차례.
드디어 남들보다 훨씬 좋은 자리를 찾았다. 앞문 커튼 사이틈에 흘러나오는
목사님들의 말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아이가 소리를 내어도 안에 계
신 분들께 방해도 되지 않고 특강과 설교를 하시는 목사님들의 모습
도 남들
보다 제일 가까이에서 보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크게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서 문틈에 물병을 끼워놓고 당나귀 귀처럼 쫑긋
세워 온 신경을 쏟아 집중해야 했지만 너무도 자유하게 예배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기가 조금 칭얼대면 춤도 추어 가며 다른 분들이 가지지 못한
최고의 멋진 장소에서 하나님과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수원에서 회사를 퇴사하고 만삭의 몸으로 순천으로 내려온 나에게는 모든 것
이 낯설고 어려웠다. 많은 기도와 각오로 내려왔지만 막상 현실은 항상 나
를 작게 만들었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를 데리고 성도님들 점심식사를 해드
리는 것도, 전도를 하는 것도, 성도들을 품는 것도, 남편은 섬기는 것도 너
무 버거웠다. 할 수 없다고, 너무 힘들다고 하나님께 때를 쓰고 투정부리며
낙심과 회복의 연속인 나의 삶이었다. 이렇게 부족한 나이기에 하나님은 사
모세미나에 보내신 듯 하다.
많은 특강과 말씀들로 내 안의 교만함과 연약함과 두려움을 모두 내려놓게
하셨고, 사모님들의 간증을 듣고 힘들다고 불평했던 나에게 회계와 회복의
눈물을 흘리게 하셨고, 함께 방을 썼던 전
남노회 사모님들과의 나눔의 시간
을 통해 성도님들을 가슴으로 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셨고, 진행을 맡으
신 목사님들을 통해 사랑이 무엇이고 섬김이 무었인지 배울수 있었다.
어쩜 많은 사모님들과 목사님들 안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도
전과 에너지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결코 아깝지 않았던 3박 4일의 시간
들, 오히려 짧게만 느껴졌던 이 시간들이 너무도 소중하기에 언제나 꺼내어
힘을 얻을 수 있게 내 가슴 가운데 간직하려 한다.
나의 갈망은 주께서 날 알 듯 나도 주님을 온전히 아는 것, 나의 갈망은 주
날 사랑하듯 나도 주님은 사랑하는 것, 나의 갈망은 내 모든 삶을 사랑의 제
사로 주께 드리는 것, 내 사랑 주의 기쁨이 되어 주의 사랑의 빛을 비추리,
주 모든 것 주셨으니 주 형상 닮기 위하여 나의 모든 것을 주님께 드립니
다. 아멘.
끝까지 하나님이 쓰시는 평생의 도구로 사용되어지기를 오늘도 기도하는 기
도의 자리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