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4박 5일 _하 에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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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4박 5일 

나는 여호와니 이는 내 이름이라

하 에스더

서울에서 꿈꾸던 동방의 예루살렘–평양에 대한 기대는 어쩌면 환상과 추상
으로만 이루어진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평양의 4박5일은 그런 의미에서 북한
선교에 대한 막연한 생각과 환상이 깨어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비행기의 차창 밖으로 내려다본 그 땅은 그저 붉은 흙더미를 속살처럼 드러
내고 속절없이 누워있는 듯 했다. 위용을 자랑하는 평양 시내의 건물들 틈 사
이로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 그리고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붉
은 색 구호들은 왠지 공허하다 못해 슬프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호텔에서 만
나는 싹싹하고 친절한 영접원들이나 관광지에서 만나는 화려한 한복의 미인들
에게서조차 젊음이 주는 기쁨과 생명의 환희보다는 잘 훈련된 기계적인 웃음
과 미소 뒤로 지나가는 차가운 눈빛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신사참배 문
제로 옥고를 치르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의 피가 뿌려진 땅이기
도 하지만 동시에 신사참배를 가결한 곳이기도 한 그 땅에서 남과 북이 하나
되어 손에 손을 맞잡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찬양과 예배를 올려 드린다는 
가슴 벅찬 꿈을 안고 한달음에 달려간 그 땅은 여전히 엉겅퀴와 가시를 내고 
있을 뿐이었다. 

하나님의 성전은 당과 정권의 거대한 초상화 아래 초라한 장식품에 불과했고 
그 어디에도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고 입 맞추지 않은 칠천인은 없는 것 같
이 보였다. 방송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하나님의 영광을 취한 자들에 대한 
찬사 가운데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주 강하게 “나는 여호와니 이는 내 이름
이라. 나는 내 영광을 다른 자에게 내 찬송을 우상에게 주지 아니하리라(사
42:8)”고 말씀하셨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소리와 신랑 신부의 소리, 그리고 맷돌 소리와 등불 빛
이 끊어진 황무지가 되어 열방 가운데 놀램과 치소거리가 되고 있는 그 땅에 
대한 하나님의 생각은 멸망이 아니라 회복과 치유인 것이다. 그 땅에서 이방
신을 섬기던 산당들이 제거하여 질 것이며 다른 신을 쫓아 섬기거나 숭배하

며 손으로 만든 것을 인하여 하나님의 노를 격동하는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
게 될 것이다. 그 날과 그 때가 이르면 그 땅에서 아무리 죄악을 찾고 찾을 
지라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며 모든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한데서 해방되
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게 될 것이다.

가을 하늘처럼 유난히 맑고 푸르렀던 평양의 대동강변에서 조차도 복음의 빛
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지만 우리의 인간적인 기대와 환상을 깨어지게 하
신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계시와 환상을 보여주셨다. 백두에서 한라까지 그리
스도의 보혈로 하나된 남북한이 하나님을 섬기는 그 날이 이제 속히 올 것이
다. 

그 날을 위해 복음의 빚진 자된 우리 남한의 기독교도들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그 땅의 회복을 위해 영적으로 깨어 기도하며 그 날을 위해 준비해
야 할 것이다. 우리의 물질과 힘으로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와 그 힘의 능
력으로 강건하여지고 마귀의 궤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갑주
를 입고 기도와 간구로 성령 안에서 깨어 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 땅의 황
폐함을 비웃고 그 땅의 완악함을 비난하기보다는 
하나님의 가슴으로 그 땅의 
잃어버린 자들을 품고 중보하고 하나님의 눈으로 그 땅의 잃은 양을 찾으며 
하나님의 귀로 그 땅에서 고통 당하는 자의 울부짖음을 듣고 하나님의 입으
로 때를 얻든 얻지 못하든 생명의 진리를 전하는데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
다.

하나님께서는 그 꿈을 이루시기 위해 바로 준비된 ‘나’ 한 사람을 사용하시
기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