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행
< 김동환 집사 · 화평교회 >
운길산을 오른다
쉬엄쉬엄 오르는 山길을
山 바람이 길을 헤치고
江 바람이 앞장 서간다
오늘은
둘이 하나 되는
북한강 남한강을 바라보아야 한다
두물머리를 바라보아야 한다
들 뜬 마음으로 山을 오르니
고즈넉한 산사(山寺)는 묵상에 잠겨 있고
처마 끝 풍경 소리가 내 마음을 때린다
발 아래
저 멀리
해후 하는 두 강물
눈으로 빨려 들어온다
소리쳐 불러 보고 싶었지만
서 있는 바로 곳에
“묵언”(默言)이라 쓰인 팻말이
무언(無言)으로 손짓 한다
“조용히 바라 만 보세요”라고
속살을 섞고
한 몸 되어 동행하는 너를
멀리서 바라 만 보아야 한다
손에 닿을 듯 거기 있지만
너를 안을 수 없다
이제는
외롭지도
북 받치는 설움도
헤어짐도 없겠다
품어 안으면 사랑이란다
다시는
너는 북한강
나는 남한강이라고 말 하지 않아야 한다
하나 되어
말없이 흐르는 두 강물아!
우리의 소원도
우리의 염원도
거기에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