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학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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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과의 대화

기독교는 성경에서 출발하고 성경에 입각하고 성경으로 부단히 개혁해가면
서 성경으로 완성되어간다. 이에 대한 이론적인 뒷받침이 바로 개혁신학이
라고 할 수 있겠다. “개혁신학이란 무엇인가?” 라는 명제에 대하여 많은
학자들이 칼빈주의 신학, 청교도적 신학, 복음주의 신학, 정통신학 등 다양
한 용어로 부르고 있는데, 간단히 답할 수는 없지만 ‘창조주시요 구속주
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창조, 구속과 우리의 삶에 원천이시자 주관자로
알고, 전 창조와 사회의 모든 영역에 관하여 성경계시에 근거하여 개진한
참되고 바른 진리체계와 생활체계로서 하나님의 주권과 그의 말씀의 권위
만을 높이는 신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저자는 이러한 이론적 근거들을 바탕으로 개혁신학은 헬라의 이원론적 철
학사상에 깊이 뿌리박고 있던 중세 카톨릭 사상체계와 삶의 체계를 근본적
으로 탈피하여 성경적으로 삶의 체계를 정립한 개혁된 신학이라고 주장한
다. 그런 까닭에 아담의 타락 이후 현 세상과 그리스도 안에서 
구속된 교
회를 이원론적으로 보고서 거룩함과 세속을 대립시키고, 세속위에 교회가
군림하거나 세상을 경멸하는 중세 카톨릭의 사상과는 전혀 구별되는 신학
임을 역설하고 그러기에 개혁신학은 사상의 체계일 뿐 아니라 삶의 체계인
것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저자인 이승구 박사는 기독교 교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로서, 서
울대 대학원에서 윤리학과 가치교육에 관한 논문으로 M.Ed를 취득하였고,
합동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한 후 영국 St. Andrews Univ.에서 M.Phil
과 Ph.D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국제신학대학원의 조직신학교수로 사역
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박사학위 취득 후, 1992년부터 1998년까지 약 7년 동안 여
러 곳에서 발표했던 개혁신학적 관점의 신학논문들과 서평들 중 일부를 모
아놓은 논문집으로서 이땅에서 개혁신학을 새롭게 하고, 오늘의 신학적 상
황을 종말신학, 복음주의 신학, 고난의 신학 등으로 분류하여 개혁신앙에
비추어 저술한 신학 전문서적이다. 또한 이 논문집은 저자가 5년 전에 출
간한 ‘개혁신학에의 한 탐구’의 후속편이라고 평했듯이 좀더 성숙한 신
학적 사유의 산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사유와 전통적 개혁신학의 사유의 틀을 비교하며, 서로 대화하도록 하여,
이땅에 진정한 개혁신학적 사유에 충실한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많이 나타
나도록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출간되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1부는 오늘의 신학적 상황 가운데서 종말신학의 프롤레고
메나, 고난의 신학 등이 개혁신학과 어떻게 연관을 갖는가를 연구한다. 2부
는 과거의 신학적 전통들 곧 ‘중세적 종합’을 이룬 천사박사 토마스 아
퀴나스, 종교개혁자 루터, ‘기독교 강요’를 저술한 칼빈의 개혁사상을 고
찰하고, 3부에서는 생명의 기원과 인공수정의 문제를 다루는 생명윤리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4부는 현대주의 신학인 십자가 신학, 헨드리쿠스
베르코프의 삼위일체론, 판넨베르크 신학, 과정신학 등을 개혁신학의 관점
에서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5부는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기독교
적 자아됨의 의미와 함께 개혁신학적인 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마지막
6부는 이 책의 부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신약학
을 담당하고 있는 베른 포이뜨리스(Vern Poythres
s) 교수의 ‘모세율법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그림자’ 외에 6권의 명저를 개혁주의적 입장에서 평한
서평논문이 게재되어 있어서 1권을 읽으므로 개혁신학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8권의 책을 읽는 결과가 된다. 이 책이 한국교회 개혁신학을 정립하
고 개혁신학적 사유를 더 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어 기쁨으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