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복음의 빛 안에서 일으켜지는 계몽_이재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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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의 빛 안에서 일으켜지는 계몽

이재욱 목사 (천안 예사랑교회 부목사)

 

신약의 첫 번째 책, 마가복음 보다는 길고 다소 딱딱한 느낌을 주는 마태복음은 교과서와 같은 인상을 풍긴다. 익히 알고 있듯이 마가복음은 발빠르게 움직이다. ‘즉시’가 시선을 이동시킨다. 반면 마태복음은 ‘세심’이다. 마태 자신이 전할 메시지를 면밀히 파악하도록 돕는 것이다. 마태복음의 기독론은 프롤로그에서부터 탐닉할 수 있다. 견해 차이는 있지만 마태복음의 서언은 상당히 길다. 1장부터 4장 11절까지로 보는 것이다.
이 안에는 잘 알고 있는 계보, 탄생, 세례, 시험이 엮여있다. 모두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기독론적 칭호를 담고 있다. 이와 같은 측면을 고려한다면 마태복음은 마가복음과는 상이한 독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동시에 정경적 맥락에서 신약의 첫 포문은 하나님의 아들을 선포하고 있다.

1. 신학적 논의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기독론은 우리 구원의 근원이 되시는 그리스도를 단순히 다룰 뿐이다. 그러기에 기독론과 관련된 논의 역시 번잡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예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목적은 무엇인가? 저자는 다음과 같이 집약한다.
첫째, 예수님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 요한이 수행하고 있는 ‘메시야의 길을 예비해야 할 사명’을 완수하게 하신다(Hagner). 둘째, 예수께서 이 세례를 받으심으로 성부의 뜻에 순종하여 메시야 사역을 시작하는 표지가 된다(Hagner). 셋째, 사람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일을 위해 이사야에 나타난 ‘주의 종’의 역할을 담당하심으로써 하나님께 순종하셨다(Blomberg). 넷째, 예수님은 자신과 자기들의 죄를 사함 받아야 하는 ‘자기 백성’을 동일시하신다(Leon Morris). 더 나아가 저자 자신의 견해를 설득력 있게 피력한다. “마지막 구약 선지자인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예수님은 옛 이스라엘이 속한 구약 시대를 닫으시고 참 이스라엘을 위한 새로운 시대를 여신다. 그것은 참 이스라엘을 구원하고, 창조하고, 그들을 대표하는 메시아가 다스리는 새로운 시대다”(55).

2. 풍부한 구약 연계로 정경적 읽기를 가능하게 한다.
예수께서 바다 위를 걸으신 사건을 떠올려보자. 여기에 구약적 배경이 있는가? 마태는 이것을 어떤 구약본문을 인용하고 암시하는가? 저자의 도움을 받아 간본문적 접근을 해 보자. (주께서 바다 위를 걸으신 일은) 구약 시대에 야웨께서 행하신 일을 신약 시대에 그분의 아들이신 예수께서 행하고 계심을 보여준 사건이다. 고대 사람들에게 바다는 통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공포의 대상이었다. 구약 곳곳에서 야웨 하나님은 통제할 수 없는 바다를 밟고 다스리시는 능력을 가진 분으로 묘사된다(욥 9:8; 시 65:7; 77:19;89:9).

3. 주해로부터 유래된 보편적 적용이 유익하다.
정암 박윤선 목사는 개혁주의를 가리켜 단순히 성경을 주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주해 자체에 적용이 암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탄이 하나님의 아들을 시험하는 부분을 간단히 소개한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믿는 성도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가진 능력을 자기 유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시고, 하나님의 계획에 따라 자기 백성의 구원을 위해 사용하셨다…. 우리의 능력을 사용하여 우리가 영광을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72-73) 이렇듯 저자의 도움과 함께 독자들은 적용의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4. 복음을 발견하는 기독론이 담겨 있다.
나는 『마태가 그린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설교자뿐 아니라 교우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성도들이 설교시간에 들어봤을 법한 임마누엘, 베드로의 신앙고백, 대위임령 등을 친근하게 설명한다. 이 책은 기독론만이 아니라 복음의 총체성을 담고 있다. 곧 기독론, 성령론, 구원론, 교회론으로 흘러가 하나님의 독생 성자 그리스도께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자기 백성에게 주시는 복음 메시지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우리 시대는 복음의 빛 안에서 일으켜지는 계몽을 필요로 한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우리가 장악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계시된 하나님이시며, 육신을 취하신 참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형성되어야 하는 신앙에 그리스도는 그리스도론으로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 베푸시는 구원의 은덕에 참여하며, 양자된 하나님의 아들로 삼위 하나님을 송영할 수 있다.

 

<마태가 그린 하나님의 아들 예수>

김장훈 저, 그라티아,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