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기도 집회와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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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기도 집회와 반성 

김재성 교수

지금 전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다가 한반도의 핵 위기로 평안치 못하다. 반세
기를 전쟁 위협에서 헤어나 본 적이 없는 한반도의 국제 정세가 한 치도 나아
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 사회의 문제들과 정치적인 부정과 불안들이 
곁들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도들은 더없이 하나님만을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열심히 기도하며 부르짖을 수밖에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오늘의 불안한 외교 정세가 우리로 하여금 기도의 사명을 
다시 일깨워 놓았다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본다. 정
말 다시 나라를 위해서, 지도자들을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정의로운 정부
와 충직한 관료들을 위해서 기도하지 못했던 나태함을 일깨워야 할 때이다. 
그리고 장소와 시기를 가리지 말고 열심히 무릎을 꿇어야만 마땅하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시청 앞 기도집회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당
연히 참여해야 마땅한 ‘연합’기도회였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는 그 진의
를 의심받으며 손가락질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일이
다. 

모 일간지는 홍보성 행사라고 폄하하기도 하고, 모모 지도자들이 급조한 모
임이라고 하기도 하고, 대미 관계의 악화를 막기 위한 친미파의 무슨 의도에 
따라서 행사를 열었다고도 하니 일반 성도들로서는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모처럼 한국 교회가 정말로 긴급한 현실 문제에 참여적인 행동을 하였는데, 
추운 날씨에 만사를 제쳐놓고 기도하러 모인 신앙적 진실과 진의마저 묻혀 버
리게 되었으니 더없이 참담한 심정이다. 이번 일로 인해서 기독교계 내부의 
대립 양상으로 전개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우리가 분명히 해야할 문제의 본질은 일부 언론은 한국교회의 기도에 대해
서 비난하고 있지만, 기도집회의 순수함은 그런 세상의 평판에 위축되거나 좌
우될 것이 아니다는 점이다. 이런 때일수록 시청이나 도청이나 넓은 풀밭이
나 가까운 백사장에서라도 지역별로 더욱 자주 모여서 열심히 연합하여 기도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근대 한국은 초대 한국 교회 성도들의 통회 기도로 이룩된 나라임을 잊어서
는 안 된다. 성경
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은 위기에 직면하여 전 국가적으로 금
식하며 한 곳에 모여서 하나님을 찾았다. 오순절 날의 합심기도는 승천하신 
그리스도의 약속을 성취하는 지정된 방법이었다. 오늘날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교회와 성도들도 그러한 모범을 본 받아서 기도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혼자서 조용히 기도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위대한 기도의 선구자였
던 다니엘은 하루에 세 번 씩 혼자서 드리는 기도에 정진하였다. 예수님도 골
방에서 은밀하게 기도할 것도 주문하셨다. 우리는 더욱 더 혼자 있을 때에도 
나라를 위해서 부르짖는 기도를 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첨언할 것은 민족을 위한 기도집회를 준비하고 진행할 때에 
기독교가 한 민족이나 한 지역의 주민만을 위해서 하나님에게 자기편이 되어 
달라고 말하는 호국종교로 전락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될 때에 이스라엘 민족은 선민이었고 모든 전쟁에서 승
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지켜주셨다. 그러나 그들의 애국심이나 민족정신
이 타락하여 극도의 국수주의에 빠져 있을 때에는 도리어 전쟁의 끓는 물을 

부어서라도 깨우쳐 주시는 하나님이셨다.

이번 서울 시청 앞 연합기도회에 대한 내외의 비판적 시선을 조금이나마 경
청하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 주어야 할 부분들도 있다. 왜냐하면 너무나 민감
한 시기에, 민감한 장소에서 ‘기도집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과연 그 시기
가 적합했으며, 그로 인해서 이전의 모임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사전에 배려
하는 아량과 사랑도 보여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 한국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참여와 후원을 얻어내기 위해서, 그리고 정말로 순수한 기도모임으
로만 그칠 수 있도록 주도적으로 계획한 분들이 배려하고 또한 성찰했는가도 
물어야할 질문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 우리 한국 기독교계는 연합된 기도집회를 지속
하면서 나라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 다른 입장
을 가진 분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장소에서 모이
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어찌하든지 우리 모두 다 쉬지 말고 엎드려서 기도
를 드려야만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