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합신통신
합신 신입생 헬라어 예비학습 각 지역에서 진행
2018년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헬라어 예비학습(42기)이 12월 19일(화) – 22일(금)에 걸쳐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각 지역에서 진행되었다. 서울, 경기, 전주, 대전, 부산에서 45명이 참여한 이번 예비학습은 동계 헬라어 강좌를 위한 준비 학습의 성격을 갖는다. 예비강좌 강사로 섬기는 1, 2학년 선배들은 동계강좌 헬라어 지도교수의 지침에 따라 진도 범위를 맞추었다. 이들은 합신의 전통을 이어 헬라어 예비강좌 강사로 자원했다고 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강사 소감문>
헬라어 선행학습 강사의 기쁨과 보람
이상걸 전도사 _ 서울 종로 지역 강사 (41기)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헬라어 선행학습에 학생으로 앉아 있던 내가 가르치는 사람으로 두 번째를 맞이했다. 1년 전 나와 같은 마음으로 찾아오신 예비 합신 전도사님들을 보고 있자니 지나온 1년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1년이 지났지만 작년 40기 선배 전도사님들의 헌신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무 대가도 없이 자신의 귀한 시간을 내어놓고 사비를 털어 간식을 준비해 주었다. 헬라어는 물론이고 귀찮으리만치 쏟아내는 학교생활에 관한 질문도 일관된 상냥함으로 답해주셨다. 그래서 그때 선행학습을 마치고 다짐했다. ‘선배님들로부터 받은 이 고마움 내년엔 내가 다시 흘려보내리라’
수업은 4일을 진행했다. 4일이란 시간이 내겐 짧지만 수업 받는 입장에선 길고 힘들게 느껴질 줄 알았다. 그러나 한 분도 그런 기색 없이 흥미를 가지고 열의 있는 모습이어서 스터디 분위기는 시종일관 좋았다. 사실 올해 강사로 신청한 모든 전도사님들 중 나의 헬라어 성적이 가장 낮을 것이다. 동계강좌에서 80점을 받아 B학점을 턱걸이로 넘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동계강좌 후 방학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헬라어를 공부했다.
이 얘기를 갑자기 꺼내는 이유는 나의 부족함을 강점으로 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기 위함이다. 나는 동계강좌 중에 보통의 사람들 수준보다 이해력이 한참 낮았었다. 동기들에겐 쉬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 동기들의 답답함을 사기도 했다. 그런 내 모습에 얼마나 서럽게 여러 번 울었는지 모른다.
동계강좌를 마치고 방학 내내 혼자 공부해 보니 그제야 막혔던 내 문제가 진단되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동계기간 뒤늦게 헬라어를 내 것으로 만들었다. 더할 나위 없는 큰 기쁨과 감사의 제목이었다. 그런 경험 덕에 나는 헬라어를 도무지 따라가지 못하는 전도사님들을 동정할 수 있는 강사가 되었다. 내가 공부할 때는 주변으로부터 ‘이게 왜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을 종종 들었지만 이제는 그런 질문을 할 수 없는 강사가 되었다. 바닥에 있어보았기 때문에 바닥까지 내려가야만 하는 전도사님들의 질문들도 다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점이 종로 스터디에 참여한 전도사님들의 큰 만족 중 하나였으리라 확신한다. 동계강좌에 들어가는 그들이 성적 자체에 매달리기보다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필사의 노력을 겸비하길 원했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선 자리는 1년 후 그들의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이번에 참여한 후배님들이 선행학습 후기를 남겼는데 그 핵심을 한 단어로 하면 바로 ‘헌신’이었다. 나를 통해 합신의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이 말에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1년 동안 합신에서 배운 것은 신학만이 아닌 ‘삶’이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 모여 어떤 공동체가 되고 어떻게 하나님 나라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배웠다. 예수님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마음을 보고 품을 수 있었듯이 나를 통해 누군가는 합신의 정신을 보고 품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함께 헌신한 모든 강사 전도사님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리라 믿는다.
선행학습은 마치 한 가정이 출산을 통해 새 가족을 맞이하는 기쁨의 잔치와도 같다. 그 시간을 통해 합신의 새 가족이 된 전도사님들을 기쁨의 잔치로 맞이하는 것이다. 나는 합신의 이 훌륭한 전통이 앞으로도 마름이 없이 합신 안에 흘러넘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42기 참가자 소감문>
고수진 전도사
12월 15일 합동신학대학원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다. 동계강좌 전 헬라어 예비학습 준비 과정 중에 헬라어 알파벳을 외우며 생전 처음 보는 언어에 대해 느낀 낯설음은 19일 학교에 가서 예비학습을 수강하며 걱정과 막막함으로 바뀌었다. 동계강좌 전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던지 덜컥 겁부터 났다.
우선 영어와 비슷하게 생긴 알파벳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영어로 발음하려는 혀를 바꾸는데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했다. 예비학습 첫날부터 시작된 읽기 연습을 통해 헬라어 발음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다. 또한 동사 꼬리를 외우고, 정관사에 노래를 붙여 외우고, 명사의 변화 법칙을 외우고…. 암기와의 기나긴 싸움이었다. 단어 하나 외우기도 버거운데 악센트 법칙은 왜 이리 까다로운지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렇듯 짧은 기간에 배운 헬라어는 참 복잡하고 오묘한 언어였다.
그렇지만 학습이 진행될수록 강사님의 도움으로 차츰 헬라어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헬라어의 전체적인 맥락을 잡아주시고 핵심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공부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더욱이 감사한 것은 강사님이 임신 6개월이라는 쉽지 않은 상황 중에 오직 섬기는 마음으로 몇 시간씩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신 그 헌신이었다. 또한 학교에서 진행된 예비학습이었던 만큼 선배 전도사님들의 따뜻한 격려와 조언으로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을 모아 간식과 찬조로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에 감사한 마음으로 무사히 예비학습을 마치고 합신의 첫 문을 여는 동계강좌를 준비할 수 있었다. 어느 전도사님의 기도처럼,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닌 하나님 말씀에 더 깊이 있게 다가가고 이해할 수 있는 실력을 쌓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장수익 전도사
합신이 힘들게 공부시킨다는 얘기를 진즉 들었지만, 숨 돌릴 틈 없는 일정에 혀를 내둘렀다. 늦깎이 수험생 노릇하느라 심신이 곤해 꾀가 나 패싱하고 싶었지만 파싱(Parsing)하고 말았다. 자발적으로 섬기시는데 새내기로 외면할 수도 없었다. 처음 접한 헬라어는 넘을 수 없는 큰 산으로 다가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언어 중에 이토록 변화무쌍한 언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바깥 날씨는 차가웠지만, 강의실 안은 배움의 열기로 뜨거웠다. 3일 만에 동계강좌 교재의 거의 절반이나 진도를 나갈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열정적인 섬김에 감사드린다.
심은섭 전도사
선행학습을 하면서 참 감사했다. 먼저 겪어본 선배로서, 더구나 힘들게 그 과정들을 걸어본 입장에서 너무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아무런 지식 없이 시작하는 나도 조금이나마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리포트의 부담과 밤늦도록 잠도 못 주무시는 상황에서도 우리를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것이 많이 기억난다. 나도 보고 배운 대로 언젠가 다른 이들을 그렇게 최선을 다하여 섬겨야겠다.
최명호 전도사
선행학습에 모두 자원하여 섬겨 주시는 것임을 알고 많이 놀랐다. 무엇보다 여러 지역에서 이루어져 가까운 곳을 선택할 수 있음이 좋았다. 나만 열심히 공부하자가 아니라 서로 도와주며 함께하는 전도사님들의 모습을 보여 앞으로 학교생활의 두려움도 덜었고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다니엘 전도사
선행학습의 기간은 한 주가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얻어간 것들은 결코 적지 않았다. 헬라어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실제 학교생활의 분위기나 흐름 등을 재학생 선배들에게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 앞으로 3년을 함께할 동기들과의 관계를 미리 쌓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유익이었다. 그 중에서도 학교생활의 분위기나 흐름을 미리 들었던 게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덕분에 다가올 강행군(?)을 대비한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물심양면으로 섬겨 주신 선배님들의 헌신에 감사드리며 받은 섬김을 이어서 나도 섬길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
김우진 전도사
처음 뵙는 선배님과 학우들과 함께한 예비학습이 처음에는 다소 어색함이 있었지만, 오직 자원하는 마음으로 온 힘 다해 가르쳐 주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참 감사하고 따뜻했다. 바른 신학 아래에서 배우면 정말 저렇게 귀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이번 학습을 통해 다시 상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르침에 열정으로 부응하는 학우들을 보면서 합신에서의 생활이 정말 귀한 시간들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료 편집 | 이진희 명예기자 _ 합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