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여전도회연합회 태국 선교지에 다녀오다
김명숙 권사(전국여전도회연합회 회장, 염광교회)
하나님의 인도와 돌보심 가운데 해외 첫 선교지 순방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분들과 실행위원들, 그리고 늘 격려를 아끼지 않는 증경회장님들,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 한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제88회 전국여전도회연합회 임원들이 태국에서 선교하시는 박필순 선교사님을 방문하였다. 박필순 선교사님은 합신세계선교회(HIS) 파송 선교사이며 태국 야쏘톤도 지역에서 10년을 넘게 기숙사 사역과 어린이 사역(CDP)에 힘을 쏟고 계신다.
임원 6명이 2월 26일 새벽에 집을 나선 후 방콕 스완나폼 공항에서 선교사님이 계신 야쏘톤에 도착했을 땐 깜깜한 밤이었다. 야쏘톤을 향하여 가는 길에 첫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태국의 음식과 과일 등이 너무나도 잘 맞아 모두가 건강하게 이후 일정들을 소화할 수 있었다.
가기 전 고민 아닌 고민은 청년들도 아닌 우리가 해외 선교사님 사역 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였다. 그렇다고 집 구경하듯 교회와 동네 주변만 둘러보고 올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를 약간의 쓸모가 있도록 상세한 계획표를 선교사님이 보내 주셨다. 김밥과 닭강정을 직접 만들어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식 체험을 시켜주자는 것이었는데, 한류의 열풍이 한몫 한건 아닐까 싶다.
박필순 선교사님은 태국 야쏘톤 지역에서 한국기아대책과 협력하여 한국 후원자와 결연된 아동 406명을 돌보고, 11개 마을 속에 있는 7개의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및 토요 전체모임을 이끌며, 주일에는 반콕싸앗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선교사님께서 국가대표 태권도 출신인지라 수업 프로그램 중에 태권도가 포함되어 있다. 반콕싸앗 교회는 옛날 우리나라 교회에서 운영하던 선교원과 비슷한 유아원도 운영하면서 아이들에게 성경말씀과 찬양을 가르친다. 소문이 좋게 퍼져서 멀리 이웃 마을에서도 찾아온다고 한다. 7개의 학교를 매일 번갈아 가면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영어, 공작미술, 비즈공예, 축구, 키보드, 기타, 태권도로 학생들을 지도하신다. 이번에 3개의 초등학교 (반나디, 반캄끄랑, 반동싸왕)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김밥을 말고 닭강정을 튀겨서 차로 싣고 달려갔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문구류, 과자류도 준비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참으로 예쁘다. 준비해 간 선물을 줄 때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살짝 굽히며 인사하고 두 손으로 선물을 받는 모습은 예의 바르고 귀엽기까지 하다. 태국에서 인사하는 모습은 똑같다. 종교적이기보다는 문화적 내력인 듯하다. 어린아이들인데도 질서 있고, 주변 정리를 잘하고 결코 소란스럽지 않음에 매우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10년 넘게 선교사님, 그리고 함께 동역하시는 스텝분들의 끊임없는 교육의 결과물로 이렇듯 달라진 것이란다.
각 학교로 이동하는 거리가 긴데도 선교사님은 매일 이 학교 저 학교를 누비며 아이들을 만나러 가신다. 그리고 시간을 내어 어려운 가정을 찾아 가정방문도 하신단다. 현지 동역자와 함께 가정의 형편을 살피고 필요한 도움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가정방문을 거의 하지 않고 가정에서도 선생님들의 방문을 원치 않는다던데, 특이한 것은 외국에서 온 선교사의 방문을 아무도 거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진심으로 반긴다는 것이다.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이러한 신뢰를 쌓기까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려야 했을까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런 아이들 모두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예수의 제자가 되길 바라고 기도해 본다.
이번 방문은 우리 임원들에게 매우 뜻깊었다. 여전도연합회가 공식적으로 해외 선교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그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박필순 선교사님과 의논하여 방콕에 계신 HIS 선교사 5가정을 만나 뵙기로 연락을 취했었다. 우리가 한국으로 오기 위해선 방콕으로 다시 나와야 하는데 오기 전날에 방콕 시내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으로 약속을 잡았다.
방콕에서 HIS 선교사님들과의 만남은 오래 기억될 귀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하태민, 이창운, 이상준 선교사님을 만나 뵀다. 선교사님들 모두가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고, 총회 여전도회에서 이렇듯 방문해 준 것에 매우 기뻐하셨다. 많은 대화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소소하지만 임원들과 의논하여 5가정에 감사의 예물을 전달하였다. 잠시 다녀간 우리의 방문이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기쁨과 즐거움의 교제이었길 바래 본다. 갑자기 연락하여 두 가정 선교사님(이세광 선교사, 윤준경 선교사)은 참석 못 하셨다. 미리 생각하지 못한 것이 죄송할 따름이었다.
태국에서는 기독교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호의를 베풀고 유익함을 얹어주어도 그들은 자신이 가진 종교를 개종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는다. 이렇듯 종교 신념이 강한 자, 그들을 위해 선교사님들은 주의 심장을 가지고 다가가며, 예배하기 위해 오는 자, 주가 기다리는 자를 찾기 위해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신다. 이 불모지 같은 곳에 복음화를 위하여 선교사님들은 쉴 날이 없다. 특별히 어린 학생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는 많이 돌아다녀야 하고 학교생활의 소중한 추억을 남기기 위해 예쁜 사진첩을 만드느라 잠자는 시간을 줄여야 하고 혹시 그늘진 곳에서 외로움과 고통 중에 움츠리고 있는 아이가 있는지 찾아 다녀야 한다. 그러기에 현지 학교 선생님보다는 선교사의 가정방문은 어느 학부모도 거절하지 않는단다.
오랜 세월을 선교지역에서 보낸 선교사님들은 대부분 몸이 많이 아프시다. 과도한 업무량과 수면 부족은 건강을 해칠 수밖에 없다. 태어나고 정든 곳을 뒤로 하고 친구들이며 가족과 이별하듯 떠나와 주님이 가라 하시어 머문 그곳.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풍토가 다른 곳에서 적응해 가며 예수 이름의 끈으로 그들과 하나가 되기 위해 오늘도 흐르는 땀을 닦을 새도 없이 온 몸을 던지듯 그 수고로움이 끝이 없다.
아직도 선명하게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큰 눈망울, 까무잡잡한 피부, 작은 체구, 살짝 무릎 굽히며 인사하는 모습, 그리고 묵묵히 함께하는 현지 동역자들과, 피로 누적 때문이었는지 코로나를 세 번이나 앓으셨다는 선교사님까지! 이번 순방을 통해 우리 임원들의 마음은 온 천지에 충만하신 하나님의 손길이 태국에서 예수의 이름을 전파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특별히 야쏘톤 선교사님들 위에 가득히 부어 주시길 소망하며 복음의 열매가 차곡차곡 쌓이길 하나님께 간구하여 본다.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학생들이 부르는 노래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Goodbye Goodbye Goodbye to You Goodbye Goodbye I See You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