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암 박윤선 목사와의 만남 5] 방지일 목사가 기억하는 박윤선 목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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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지일 목사가 기억하는 박윤선 목사(5)

 

나는 이것밖에 없수다

내가 개척할 때에 야간학교를 했습니다. 내가 보니까 학교 못간 애들이 많았습니다. 남은 전도하러도 가는데 밤에 자면 뭐하겠습니까? 오후에 나가서 풀밭에 아이들 모아놓고 노래도 가르치고 글도 가르치고 하다가 차차 방을 하나 얻고, 또 그게 커져서 초원리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때 한 이백 명까지 모았습니다. 조직교회까지 만들어놓고 길선주 목사님이 계시던 장대재로 갔습니다. 그때 내가 예배당을 지으려고 윤선이보고 와서 설교하라고 했습니다. 당시에 손목시계 같은 것은 일본 사람이나 가지고 있었던 거고 윤선이한테는 회중시계가 하나 있었습니다. 동그란 것을 여기 이렇게 넣어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때 누가 시계 찬 사람이 있었겠습니까? 그때 일본 돈 2원짜리 큰 거 하나를 윤선이가 가졌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은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때 윤선이가 와서 한 100명 조그만 방에 가득 모였는데, “자! 나는 이것밖에 없수다!” 그러고는 그 시계를 툭 내왔습니다. 주일날 헌금하려고 내놓은 겁니다. 주일날 강사로 와서 말입니다. 그래서 좌우간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서 우리가 자립해서 그 교회당을 지었습니다. 내가 스물한 살 때 지었습니다. 친구 목사 불러서 설교 좀 하라 그랬더니 헌금시간에 나는 가진 거 이것밖에 없으니 이거 냅니다 하고 낸 겁니다. 거기서 힘을 얻어서 교회당까지 지었습니다.

박윤선 목사가 설교 준비할 때 좋은 예화 같은 거 있으면 맨날 좀 모집해 달라고 했습니다. 주석할 때에도 와서 예화 달라고 해서 내가 준 예화도 주석에 많이 실었습니다. 예화를 많이 찾으셨습니다. 우리한테도 수련회 오셔서도 “눈물에 대한 거 없나?” 하고 묻곤 하셨습니다.

* 영음사의 허락을 얻어 도서 <박윤선과의 만남>의 내용들을 연재한다. –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