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죄가 정말 존재하나요?
박형용 목사(전 합신 총장, 신약학 교수)
아담의 범죄 이후 인간의 영혼의 상태가 타락되었기에
이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을 창조하실 때는 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창 1장, 2장).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창 2:17)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으므로 죄가 세상에 들어오게 되었다. 그러면 아담과 하와의 죄를 원죄로 규정할 수 있는가? 로마서 5:12은 “이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개역개정)라고 가르치고, 또한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라”(롬 5:15, 개역개정)라고 가르친다.
이상의 성경 말씀은 한 사람 아담(Adam) 때문에 죄가 세상에 들어 온 것을 확인하고, 그 해결도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Jesus Christ)가 성취할 것임을 확실하게 증언한다. 성경은 아담의 죄 때문에 사망이 모든 사람을 그 희생물로 삼고 있는 것처럼 “한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느니라”(롬 5:18, 개역개정)라고 선언한다. 이 말씀은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는 이유가 아담의 죄로 인한 결과라고 가르친다. 성경은 확실하게 원죄(the original sin)를 가르치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소망이 있음을 가르친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인간의 사망은 원죄 때문이 아니요 자기가 스스로 지은 자범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아담의 죄가 모든 사람을 죽게 하는 죽음의 원인임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사람이 죽는 것은 자신이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주장은 사람이 죽는 것은 아담이 맨 처음 죄를 짓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담의 죄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죽는 것은 자신이 지은 자범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한 사람이 펠라기우스(Pelagius: c.360~c.420)라는 학자이다. 펠라기우스는 인간의 의지(will)로 선과 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하나님께서 인간이 할 수 없는 것을 강요하시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죄를 이해할 때 행위의 질(the quality of an action)을 근거로 이해하고, 영혼의 상태(the condition of the soul)로 이해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은 원래 악인이 되었기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요, 자신의 행위로 악을 선택하므로 죽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라는 말씀이나 “율법의 행위로써는 의롭다 함을 얻을 육체가 없느니라”(갈 2:16)는 말씀은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죄인임을 증언한다. 다윗(David)이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시 51:5, 개역개정)라고 고백한 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죄인임을 증언한다. 아담의 범죄 이후 인간의 영혼의 상태가 타락되었기에 이 세상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성경은 아담이 그의 원래 의를 잃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이 전적 타락을 유산으로 받았음을 명확히 한다. 이것이 아담이 그의 후손에게 전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성경은 죄 문제와 사망의 문제를 다룰 때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하여 설명한다(롬 5:15,17; 고전 15:45~49). 아담은 인류의 대표자로 죄를 지어 사망을 가져왔고, 그리스도는 믿는 자의 대표자로 영생을 제공해 주신다. 아담의 죄는 유일하고 우주적인 의의를 가진 죄이기 때문에 우리가 범하는 실제적인 자범죄 와는 같지 않다. 만약 모든 사람이 지은 각자의 죄책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을 지적하기 원했다면 왜 바울이 아담과 그리스도를 비교했겠는가? 바울은 우리들의 내재적이요 유전적인 타락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 원죄를 어떤 상태의 죄라고 설명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의 답을 종교 개혁자 칼빈(Calvin)과 루터(Luther)의 말로 대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원죄에 관한 칼빈의 논리를 들어보자. 칼빈은 “우리는 아담이 우리의 원조였을 뿐만 아니라, 말하자면, 인간 본성의 뿌리임으로 그의 타락 안에서 모든 인류는 부패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확실하게 주장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계속해서 “우리는 아담 안에서 죽었다. 아담은 죄를 지음으로 스스로 불행과 멸망을 자초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본성을 파멸로 빠뜨렸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와 전혀 관계되지 않은 그 자신 홀로의 죄책 때문이 아니라, 그가 타락한 부패로 그의 모든 후손들을 감염시켰기 때문이다.”(John Calvin, Institutes, Book II, Chapter 1, Verse 6)라고 정리한다. 루터는 원죄를 “몸과 영혼의 모든 능력의 상실”(the loss of all his powers of body and sou l), “외적인 완전과 내적인 완전의 전체적인 상실,” “악을 향한 내재적인 경향과 소원,” “선에 대한 혐오감,” “빛과 지혜에 대한 반감,” “잘못과 어두움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선한 일로부터는 도피하고 악한 일은 찾아나서는 성향” 등을 합친 것이라고 정의한다.(Martin Luther, Commentary on the Epistle to the Romans, Grand Rapids: Zondervan, 1962, p. 79.)
루터의 정의는 원죄와 관련하여 “선의 부재”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악의 현존”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루터는 바울이 로마서 5:12에서 아담의 범죄로 인한 원죄를 분명하게 인정하며, 따라서 사람이 사망에 이르는 것은 원죄 때문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고 말한다. 성경은 원죄를 확실하게 가르치고 있다.
<목사님 이것이 궁금해요,박형용 지음,합신대학원출판부,2020>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