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 씨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_이승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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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씨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이승구(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김선일 씨의 죽음은 우리 국민 모두를 슬프게 했다. 여러 요인들이 결합된 
이 죽음 앞에서 우리는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
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이 죽음을 슬퍼하는 유족들이 장례식
을 장례 예배로 드리면서 보여준 용서와 사랑의 메시지였다고 여겨진다. 

비록 이 세상에서 어이없어 죽어 간 이 슬픈 일 앞에서 인간으로서의 지극한 
슬픔을 나타내면서도 주변의 격려하는 이들과 함께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메
시지를 전했다는 것은 비단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중요한 일이 아니고, 이 사
실 앞에 선 이 나라의 국민들 모두 앞에서 참 그리스도인 된 행동 양식이 과
연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 전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 일은 매우 슬픈 일이고 특히 고인의 부모들과 친척들에게
는 
가슴을 저미는 일이며 무엇이라 표현할 수 없는 극한 어려움을 가져다주
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인간적으로 슬퍼하면서도 또한 동시에 의연히 극
복하고 용서, 화해, 사랑이라는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온 세상에 보
낸 이 일은 그 무엇보다 값진 사랑의 실천과 성숙한 감정의 표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의 위로의 말도 소용이 없을 그 분들의 용기와 의연한 
선언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가 죽어 “하늘”에 이를 때에든지 아니면 우리 주께서 영광스럽게 다시 오
실 때 다시 만나 서로를 진정으로 축복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 
안에 있는 이 소망이 부끄럽지 아니함은 주께서 우리 안에서 시작하신 일들
을 주님의 계획을 따라 온전히 이루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 믿음에 근거한 우
리의 생각과 믿음의 실천과 사랑의 삶이 나타나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이런 그리스도인다운 반응이 철저할 때 우리는 죽었으나 그 신앙으로 
오히려 강하게 웅변적으로 우리를 격려하는 고인의 유족들과 함께 이 땅에 있
는 모든 이들에게 그 사랑의 삶을 증언하고 그와 같은 삶에로의 진정한 회복
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분노에 차서 복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이 일에
서 가장 참담하고 안타까운 상황에 빠진 가족들과 가장 친한 믿음의 형제들
이 보여 준 그 의연한 사랑의 말과 태도는 그 어떤 말 보다 더 웅변적인 기독
교적 증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사랑에 따라 실천하면서 우리 주변의 모든 국민
들에게 참된 인간의 삶을 가능하게 하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관련
하여 살 것을 요구해야 한다. 여기에서만이 분노와 복수를 가슴속에서 우러나
는 안타까움과 사랑의 절규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온 국민이 이 일에 대해 진정 사람답게 반응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
게 해야 한다. 가족들과 가까운 친구들의 이런 사랑의 메시지 앞에서 다른 이
들의 분노의 소리는 울리는 구리와 꽹과리의 반향이 되고 만다. 모든 사람의 
입을 막고 이 일을 가능하게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그 구속의 공
효를 우리들에게 전달하시는 성령님에게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나라나 외국에서 이 일과 관련된 직간접인 책임자들의 책
임 자체를 무효로 하
는 것은 아니다.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는 모든 문
제 형성 과정에 관련한 사람들에게 온전한 사면권을 주어서 그들이 이제는 전
혀 문제가 없다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문제에도 불구하고 그들 
자신을 용서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문제 형성에 관련된 이들
은 감사해 하면서 스스로의 문제를 참으로 인정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 앞에서 우리는 더욱 더 아랍권, 이슬람권의 많은 이들을 
위한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불태워야 할 것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사람들이 
바른 생명의 말씀에 근거해 있지 않으면 얼마나 무모한 일을 할 수 있는지, 
다른 방도가 없기에 이렇게 해서라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온 세상에 알리려는 
이들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른 식으로는 도무지 세계가 말을 
들으려 하지 않으니 그들로서는 9.11 사건이나 이번 일과 같은 일을 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의 문제를 더 바르게 해결하는 다른 방법, 무력해 보이지만 근
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이
슬람권을 향
해 진정한 생명과 회복의 길을 더욱 열심히 제시하는 일에 힘써야 할 것이
다. 물론 그것을 위한 초석은 우리 자신이 먼저 생명의 원칙에 충실한 삶, 하
나님 나라의 복음(天國 福音)에 합당한 삶을 충실히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
리고 그 하나님 나라의 능력을 온 세상에 드러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기울
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