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선일 씨의 죽음과 역사의 성격 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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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선일 씨의 죽음과 역사의 성격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인생을 가리켜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좋은 일이 있으면 그 일로 말미
암아 나쁜 일도 있고, 나쁜 일이 있으면 그 일로 말미암아 좋은 일도 있다는 
것이다. 말이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인생관은 역사의 성격이 철저
히 배격되기 마련이다. 인생을 가리켜 그렇게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이 어쩌
면 인간의 한계일 것이다. 

인생은 결코 역사의 흐름과 무관할 수 없다. 역사라고 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
서 인생의 흐름이 좌우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몇 천년 
전 갈대아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였던 아브라함 일행의 발걸음으
로 말미암아 새롭게 전개된 역사는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좀더 멀리 역사를 살펴보면 노아 시대에 임했던 홍수는 역사적으로 전 세계
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가까운 예로 9.11 사태나 이라크 전쟁은 당시 사건
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뿐 아
니라 인류 전체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치
고 있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에 커다란 변수를 제공했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
의 인생 행로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이처럼 사람들의 인생은 자기 주변에서 발생하는 몇 가지 사건들에 의해 좌우
될 뿐만 아니라 역사라고 하는 거대한 흐름에 의해서도 바뀌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역사의 처음 시점으로부터 시작해 그 종착점에 이르기까지 그 안
에 내포되어 있는 수많은 요소들의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전도서는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전3:1)고 역사의 
성격을 규명하면서 누구도 역사의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분명히 지적하
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의 흐름을 주관하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우리가 바르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인생은 과연 어디로 흘
러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마련이다. 

젊은 청년 김선일 씨의 갑작스런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으
며 온 나라를 진통에 빠지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와 ‘평화’를 부
르짖는 목소리가 고조되
고 있다. 극한 대립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도 자유
와 평화의 외침이 필요할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외침의 함성 속에 역사
의 성격이 감추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 세계는 이슬람권과 비 이슬람권의 극한적인 대립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
다. 그 대립의 최전선에서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겉으로는 
자유와 평화를 외치면서도 사람들의 목숨을 무참하게 짓밟고 있는 것이 역사
의 현장이다. 우리는 이렇게까지 극한적인 대립 상황에서 살고 있음을 알아
야 한다. 이것이 한 청년의 죽음에 대한 울분을 터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