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교와 선교 중국
< 김충만 선교사, 합신세계선교회 >
한국 교회에 있어서 중국 선교의 과제는 늘 큰 비중과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지리, 문화적으로 가까운 나라이면서 선교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나라이며 수많은 미전도 종족을 포함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 교회는 선교를 말할 때 늘 중국 선교를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많은 관심과 기도가 집중되고 있다.
1993년 한중 수교 이후 근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중국의 위상은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은 변화와 성장을 이룩하였다. 중국 교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교회의 질적 변화와 부흥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제는 외부의 선교적 도움을 받는 교회에서 타민족을 향해 선교하는 교회로 바뀌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중국 교회와 선교 현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를 이해함에 있어서 예전의 생각들과 전략들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 같다. 몇 마디 간단한 중국어로 캠퍼스에서 전도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또 경제적 문화적 도움을 주면 한국인에게 쉽게 호감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성경만 들고 가면 신자들이 모일 것이며 중국어를 몰라도 조선족 동포를 통해 얼마든지 설교할 수 있을 것으로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
중국 선교 초창기에는 특별한 훈련과 준비 없이도 선교할 수 있는 국가가 중국이었다. 그저 나가서 전하면 열매를 얻을 수 있는 선교지였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중국이 아니다.
급성장하는 중국의 경제력 속에서 복음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야 하고 한족과 소수민족들간의 갈등 속에서 복음으로 서로 하나 되기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세계 경제의 대국이 되어가는 지금에도 이혼과 자녀 문제로 깨어져 가는 중국 가정들에게 성경이 말하는 가정의 소중함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선교 현장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회는 중국 선교를 이해함에 아직도 20년 전의 중국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제는 중국 선교의 주도권을 중국 교회에 넘겨줘야 할 때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중국교회 스스로 전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물론 우리가 보기에는 아직도 연약하고 미성숙해 보이지만 중국 교회를 성장시키고 세우시는 분은 우리가 아닌 삼위일체 하나님이심을 믿어야 한다.
앞으로 중국 선교를 위한 우리의 사명은 철저하게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국민의 전도는 이제는 그들 스스로에게 맡기고, 우리는 교회를 이끌어갈 지도자와 중국교회에게 바른 신학을 전수해 주며 타문화 선교를 위한 올바른 헌신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아직도 복음에서 소외되어있는 변방의 소수민족 복음화를 위해서는 중국교회와 함께 논의하고 힘을 합해야 한다. 또한 점차 그 숫자가 늘고 있는 한국 내 중국 유학생들 사역에도 한국교회가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 교회에 있어서 중국 선교는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선교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중국 선교의 분야와 역할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펼쳐질 것이다. 변화하는 선교지 현실에 맞는 합당한 선교적 준비를 위해 한국 교회는 더 많은 관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