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32>
그날에 우리의 눈물을 닦아 내시리라
이윤호 장로_‘선교와 비평’ 발행인
52문> 그리스도께서 “살아 있는 자들과 죽은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것”은
당신에게 어떤 위로를 줍니다.
답> 내가 어떠한 슬픔과 핍박을 당하더라도, 전에 나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시사 내게 임한 모든 저주를 제거하신 바로 그분이 심판자로
서 하늘로부터 오시기를 머리 들어 기다립니다. 그가 그의 모든 원수들 곧
나의 원수들을 영원한 멸망으로 형벌하실 것이며, 나는 그의 택함을 받은 모
든 사람들과 함께 하늘의 기쁨과 영광 가운데 그에게로 이끌어 들이실 것입
니다.
세상 끝 날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성경말씀은 우리에게 미리 알려주고 있습
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만큼 많은 내용을 말씀하시지
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분명히 아는 것은 왕으로서 만물을 통치하시
던 예수님이 심판자로 재림하신다는 사실입니다.
확실히
계시된 예수님 재림 사건
예수님의 재림 직전에 사단이 옥에서 잠시 놓이게 된다는 사실도 성경을 통
해 압니다(계 20장). 그때 사단은 자신을 따르는 민족들을 모아서 교회를 공
격하기 위해 성도의 무리를 둘러싸게 될 것입니다. 이 순간은 하나님의 택
한 백성과 그들에게 해를 입히려는 자들 사이에 명확한 구분이 드러나는 때
이며,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는 때입니다.
하나님의 택한 백성에게는 영광이요 그들의 대적들에게는 영원한 형벌의 순
간인 그리스도의 심판은 교회가 고백해온 소중한 진리입니다. 우리는 장래
에 일어날 이 사건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장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마지막 때
의 일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것은 우리의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위함이 아니
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로 하여금 참된 위로를 소
유하게 함으로써 흔들림 없는 신앙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입니
다.
심판이 어떻게 성도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과
동시대에 기록되었던 벨직 신앙고백서 마지막 장에서는 심판
날에 있을 하나
님의 위로를 아름다운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심판의 날을 보여주는
그림 속에 참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그들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고난의 흔적을 봅니다.
이제 성도들은 감격스러운 경험을 합니다. 바로 성도들의 눈물을 하나도 남
김없이 친히 닦아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성도들이 흘렸던 눈물은 결
코 헛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을 사는 동안 그들의 신앙으로 인해 세
상 통치자들과 교회 재판관들에 의해 사악한 이단으로 정죄 당하면서 흘린
눈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세상이 배척하던 그들의 고백이
옳았음을 인정해 주십니다.
이제 심판의 날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세상과 거짓교회가 거짓으로 내몰았던 성도의 고백이 실상은 옳았음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순간이며, 뿐만 아니라 신앙을 지켜 나가면서 흘렸던 그
들의 눈물을 하나님이 친히 닦아주시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가
올 심판을 통해 위로를 경험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
니다. 그것은 교회의
순결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자에게 주어지는 복입니다.
벨직 신앙고백서를 작성했던 귀도 드 브레(Guido de Br�)는 감옥에 갇혀 순
교를 기다리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고백서를 작성한지 6년 후
의 일입니다. 그는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보았습
니다. 곧 있을 자신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질지 모르는 아내에게 보냈던 마지
막 편지에서도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고난을 받아들일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
다.
그가 진리를 지켜나가는 동안 겪었을 고난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리스도의 말씀을 배반하지 않고 진리를 지켜나
갈 수 있었던 것은 심판 날에 대한 소망으로 현재적 위로 가운데 거할 수 있
었기 때문입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는 사도의 고백이 우리 시대에 그리 공감
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의 교회는 진리를 붙잡음으로 ‘사단의
회’로부터 온갖 고난을 당했습니다.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충성된 증인 안디
바의 죽음을 바라보아야 했으며, 그들을 진리가운데로 이끌던 사도 요한을
밧모섬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맛보아
야 했습니다.
이들이 알게 된 세상 끝 날에 일어날 일들은 이 세상 무엇으로부터도 얻을
수 없는 참된 위로였습니다. 그렇지만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슬픔과 핍박을
당해보지 못한 자들에게 세상 끝 날에 일어날 사건들은 그저 호기심을 충족
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종말은 성도들에게 가장 큰 위로
이 시대는 교회에 대한 핍박이 존재하지 않는 평온한 시대이므로 성도가 당
해야 할 고난도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을지 모르겠습니
다. 그렇지만 교회를 진리로부터 이탈시키려는 사단의 열심이 없거나 약해지
는 시대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