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
<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이스라엘의 왕은 세속 국가의 통치자와 철저하게 구별되었다. 세속 통치자의 성격이 힘을 앞세운 통치 철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스라엘의 왕은 여호와의 인자와 공의를 그 통치 철학으로 삼아야 했다. 이것은 왕의 규례(신 17:14-20)에 담겨 있는 기본적인 통치 이념으로 이스라엘의 왕은 신정국가인 하나님 나라의 통치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선지자 사무엘이 사울 왕국의 종말을 고하면서 “지금은 왕의 나라가 길지 못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왕에게 명하신 바를 왕이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여호와께서 그 마음에 맞는 사람을 구하여 그 백성의 지도자를 삼으셨느니라”(삼상 13:14)고 선언한 것은 사울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움을 받았다 할지라도 여호와의 마음에 합당치 않은 통치를 한다면 버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후에 하나님은 다윗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우셨는데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가장 합당한 통치자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때 다윗 왕의 통치 이념은 공의와 공평으로 집약된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기본적인 속성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통치자에게 요구하는 조건이기도 하다.
한편 하나님은 다윗 왕권의 항구성과 영속성을 보장하심으로 다윗 왕국의 존재 의의를 인정하셨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왕국의 언약을 체결하심으로 나타난다. 하나님은 “네 집과 네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삼하 7:16)고 다윗에게 약속하셨던 것이다. 따라서 다윗 왕국의 역사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의 성취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여기에서 하나님의 인자하심이 증거된다.
사실 역사 속에서 다윗 왕조가 존립할 수 있었던 것은 다윗 집안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심 때문이었다(시 21:7). 만일 하나님의 약속이 없었다면 솔로몬 이후 존재했던 다윗 왕국은 벌써 그 존립 자체가 무의미했을 뿐 아니라 아예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 다윗 왕국을 역사 속에서 유지하신 분은 바로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셨으며 여기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나타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속한 하나님의 나라인 교회가 이 땅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 역이 이러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근거하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처럼 변덕이 심한 사람들을 보존해 줄 교회는 이 땅에서 벌써 자취를 감취고 말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