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아직’의 긴장가운데 있는 성도들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바울이 당한 고난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중에서도 바
울은 언제나 동족들의 위험과 이방인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러한
환난 가운데 바울은 생명의 위험에 처해 있었으며 죽음의 목전에 섰다는 생
각을 여러 차례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마치 사형 선고가 내려졌지만 아직 집행되지 않은 것과 같은 위기감
을 바울에게 가져다 주었다. 이 위기 의식은 바울로 하여금 계속해서 하나님
을 의지하고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죽음에 대한 위기 의식이 강해질수록 하
나님에 대한 새롭고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하나님에 대한 바울의 신뢰는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고후 1:9)의
능력에 근거한다. 바울이 의지하는 하나님은 살아계신 분이시며 지금도 계속
해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주 예수를 다시 살리셨으며’(과
거) 성도들을 다시 살리실 뿐만 아니라(미래) 또한
계속해서 죽은 자를 다
시 살리시는 분으로(현재) 언제든지 그의 백성을 절박한 환경에서 구원해 내
시는 분이시다.
이러한 바울의 사상은 그리스도의 부활 사실에 그 신학적 기초를 두고 있
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권능있는 부활(과거)과 그의 백성에게 약속된 부활
(미래) 속에서 지금 여기에서의 고난과 고통(현재)을 정면으로 맞서나갈 비
밀을 발견하고 있다.
아브라함을 가리켜 “그의 믿은 바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부르시는 이시니라”(롬 4:17)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바울은
‘이미-아직’(already-not yet)의 긴장 관계 안에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
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미래에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실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기
꺼이 죽음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도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지금도 죽음으로부터 건
져내시는 분이심을 바울은 믿고 있다. 이 사상은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시
16:10)고 찬양하는 시편 기자에게
서도 발견된다.
우리가 주의 몸된 교회를 위해 고난 받으려 하지 않는 것은 바울과 같은 부
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결코 신자의 모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