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가치성, 보편적 가치관에 근거해야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시편의 특성 중 하나는 작가 개인의 관심사를 통해 보편적인 지혜와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편이 단순히 개인적인 사안에 관심을 보이
지 않고 보편적인 내용에 관심이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시편 기자는 이스
라엘 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상황을 이스라
엘 전체로 확대하기도 한다. 이 역시 시편이 이스라엘의 역사적 사명 의식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 시편 기자는 역사를 해석하며 이스라엘 공동체의 방향을 찾
고 있다. 특히 언약 백성으로서 가지는 자의식(自意識)은 시편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전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사실은 시편을 영감된 계시의 차원에
서 다루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시편은 예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곧 구속사의 흐름과 그 궁극적인 성취에 대한 종말론적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시편 기자는 자신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상황
으로 승화시켜 말한다. 그리고 그 배후에 숨어 있는 역사적인 성격과 세속적
인 경향에 대하여 거룩한 안목을 가지고 해석하고 있다. 이것은 시편이 구속
사와 결코 분리되지 않다는 증거이다. 시편 역시 구속사와 마찬가지로 하나님
의 나라를 그 주제로 하고 있으며 궁극적인 완성에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시편 4편의 기자는 역사 속에서 실제적인 적들과 그들의 비난으
로 인하여 괴로움을 당하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시편 기자는 대적자들에 대
하여 그리고 그들의 악행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시편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시편의 기자
는 자신이 당면한 위기를 자신의 것만으로 여기지 않고 이스라엘 공동체의 모
든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다.
요즘 들어 극단적인 개인주의로 말미암아 가치관의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물
론 개개인의 인격과 자유와 생존권에 대해 그만큼 관심이 높아진 것은 환영
할 일이다. 그러나
역사적이며 항구적이고 합목적적인 가치관을 전제로 한 개
개인의 가치성이 평가되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 기준이 무시될 때 개인의 존
재 의미조차 상실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