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긍휼을 베푸소서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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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여 긍휼을 베푸소서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새해 벽두부터 이라크에 감도는 전운과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해 인간복제가 
우리의 주의를 끌고 있다. 이라크는 50만 명의 인간 방패를 쌓고 미국의 폭격
을 대비할 것이라 하고 북한은 핵을 앞세워 국제 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미 복제 인간이 출생했다는 클로네이드사의 발표
는 인류를 경악케 하고 있다. 

21세기 시작과 함께 9. 11 사건과 지난 한 해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쟁 소식으
로 들 끌었던 세계가 또다시 요동치듯이 2003년과 함께 새로운 사건들이 성
큼 우리의 당면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어쩌면 이런 일들이 우리와 아무런 상
관이 없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지구촌의 한 일원이 되어버
린 우리는 새로운 사건들에 대해 결코 모른 체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이라크와 북핵 문제는 이해 당사자가 있고 국제 여론을 비롯해 대화의 통로
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또한 이해 당
사자들은 지난 세기 역
사를 통해 전쟁만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극단적
인 방법으로 섣불리 잘못된 판단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복제 문제는 현 세기 우리 인류가 당면한 초유의 사건이며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고 이로 인하여 의견이 분분하다는 점에서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인간복제를 주도하고 있는 클로네이드사의 모체는 인류가 외계인에 의해 DNA 
유전자 조작으로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종교 단체인 라엘리언 무브먼트라고 
한다. 전 세계 84개국에 5만 5천명의 회원이 있으며 한국에는 1500명의 추종
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엘리언들은 2035년이면 인간 복제가 일반화 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국내 
회원 가운데 200명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할 것에 대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적출해 인간 복제를 희망한다는 유언장을 이미 작성, 보유하고 있는 상태라
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까지 복제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영원히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 위해 인간 복제를 시도하겠다는 것은 분명히 
앞의 
두 사건과 엄청난 차이가 있다. 앞의 두 사건은 죽음을 불사하고라도 자
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고 인간복제는 자신의 삶을 영원히 유지해 
보겠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체제 유지가 먼저인가 아니면 자신의 분신을 통
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겠다는 욕구가 먼저인가 하는 문제는 가치관의 차이이
기도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는 이 엄청
난 현안에 대해 뭐라고 답변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 6일 신년하례회에서 “한국 교회는 신앙의 실질을 잃어가고 있다”는 총회
장 안만수 목사의 설교는 한국 교회가 이미 이 문제들에 대해 어떤 해답도 제
시할 능력이 상실되었음을 지적한 것으로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
국 교회는 오래 전부터 사제주의, 물량주의, 권위주의, 세속주의, 분파주의라
는 불치의 병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이제 여기에서 벗어날 길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괘씸하게 여기시기 전에 하나
님의 긍휼을 구할 길 밖에 없다”(대상 21:7)는 안 목사의 외침은 목이 메인 
선지자의 울부짖는 소리처럼 심금을 흔들고 지나갔다. ‘설마 무슨 일이 일어

나겠는가?” 하는 안이함에서 한국 교회는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현재 위기에
서 벗어날 길은 오로지 하나님의 긍휼을 바라는 것말고 우리가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