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농어촌 교회로 눈을 돌려야
경남북 지역 농어촌 교회를 찾아 다니면서 매우 각별한 느낌을 받았다.
그 첫째는왜 좀더 일찍 찾아나서지 않았던가 하는 것이다.
어느 목회자는 10여년 동안 농촌 교회에서 목회를 하는 동안 한번도 총
회에서 와 본적이 없었다고 하면서 금번 농어촌부의 방문에 대하여 매우 깊
은 감명을 받고 있었다.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했다. 매월 적지
않은 후원금을 보내는 교회들조차 찾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온라인
입금과 그에 대한 서류 몇 장 주고 받는 것으로 후원이 전부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것은 소위 탁상 행정이라는 표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관심이었다. 같이 음식을 먹고 잠자리를 하고 호흡
을 하는 단 며칠의 방문일지라도 농어촌 교회 목회자들은 매우 큰 격려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 둘째는 어떻게 이처럼 실력 있고 젊고 활기찬 목회자들이 농어촌
교
회에서 일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40대 한창 나이에 10여명 정도의 성도들을 참으로 자신의 몸을 돌보듯
목회하는 그들의 정렬에 절로 고개가 숙어졌다. 이미 주민 수가 많은 읍단위
나 면사무소 소재지는 교회가 여러 곳에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목회자들은 오랫동안 미신에 쪄들고 토속 풍속이 강한 마을 속에 찾아 들어
가 굳이 교회를 세우려는 것이다. 마치 전쟁의 최전선에서 교두보를 확보하
는 특공대처럼 그들은 몸으로 목회를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장엄해
보일 정도였다. 누가 그들을 향해 목회는 이런 것이라고 한 수 가르칠 수 있
단 말인가? 그들의 삶은 이미 목회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세가 작다고, 또는 연륜이 적다고 도회지 교회 목사
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후원의 대상 정도로 그들을 알고 있다면 주님과 교회 앞에 회개해야
마땅하다. 그들은 “아골골짝 빈들에도 복음들고 가오리다”는 선교적 사명으로
농어촌 교회 목회에 헌신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들의 선교적
희생이 있기 때문에 오늘
의 도시 교회는 그리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농어
촌 출신의 훈련된 일꾼들을 공급받고 있는 것이다.
그 셋째는 아직도 교회가 없는 마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어
느 목회자는 5만분의 1 축적의 경남 지역 지도를 벽지처럼 발라놓고 아직도
교회가 들어가지 않은 지역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에게 있어 소망은 젊
고 소명있는 목회자들이 마을마다 들어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는 10여년전부터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우리가 조금만 눈을 돌린다면 목회 사역지가 의외로 많이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실제로 그가 보여준 지도의 90%지역엔 교회가 없었다. 경
남도 지역의 복음화 율은 겨우 5%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목사 안수를 받고도 아직 사역지가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농어촌 교회
에 시선을 돌려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