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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이끄시는 교회

존 스토트/윤종석 역/국판변형양장/198쪽/두란노서원/2004.1

<서평: 조주석 /합신출판부 편집실장 press@hapdong.ac.kr> 

남녀가 결혼하여 한 가정을 이루어 이삼십년 지나면 자식들도 커서 그 가정
의 면모가 드러나게 된다. 훌륭한 가정도 생기고 평범한 가정도 생기고 형편
없는 가정도 있게 된다. 사회에 기여하는 가정이 있는가 하면 국가와 이웃에 
짐이 되는 가정도 있다. 세월은 같이 보내지만 나타나는 가정의 실상은 많이 
다를 수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마다 처한 환경 속에서 교회는 자신
의 교회상을 형성하고 다른 실상을 드러내 보인다.

존 스토트는 요한계시록 2,3장에 나오는 소아시아의 일곱 교회의 실상을 일목
요연하게 잘 제시한다. 그 교회에 주신 주님의 메시지를 포착하여 영적 각성
과 회개를 하라고 영국 교회에 도전한다. 이런 도전이 우리에게 곧장 적용되
는 것이 거리는 있어 보이나 우리의 
정체성을 들여다 볼 거울은 된다. 그가 
쓴 『예수님이 이끄시는 교회』(What Christ Think of the Church 2003)가 
그런 책이다. 1957년에 강해설교 한 것을 다시 재정리하여 이번에 출판한 것
이다.

지은이는 이 일곱 교회를 통해 살아 있는 참된 교회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일
곱 장으로 나누어 하나하나 제시한다. 즉 ‘사랑으로 성장하는 교회'(에베
소), ‘고난을 견디며 죽도록 충성하는 교회'(서머나), ‘진리를 사랑으로 지키
는 교회'(버가모), ‘삶과 성품이 거룩한 교회'(두아디라), ‘영적 파산에서 다
시 일어서는 교회'(사데), ‘구원의 문으로 들어와 섬김의 문으로 나가는 교
회'(빌라델비아), ‘예수님께 인격의 문을 활짝 열어드리는 교회'(라오디게아)
라는 특징들이다. 이런 차이들은 예수님의 목표가 달라서 생긴 것이 아니라 
교회가 처한 상황이 달라서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 이 메시지들은, 스토트에 
따르면, 모든 교회에 주시는 보편적 도전이기도 하다. 

교회가 처하는 사회적 상황은 서로 늘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의 전통
은 그렇지 않다. 유구한 전통을 갖는 교회가 있
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교회
도 있다. 소아시아의 교회들이나 한국교회는 모두 전통이 짧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지나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 중진국 대열에 다가서는 사회 경
제적 환경 속에서 교회들이 발생했고 자라왔다. 또 빈부의 격차, 진보와 보수
의 대립, 세대간의 갈등이 점차 심해가는 사회 속에서 지금 영적 전투를 벌이
고 있다. 풍요, 부자, 웰빙을 너도나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는 갈등하
고 있다. 그것들은 교회를 넘어뜨릴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더 나쁜 
것은 이단들의 열성이 연약한 교회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한국교회는 어떤 모습을 지녀야 하고 또 어떤 영적 전
투를 해야 하는가?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 몇 교회로부터 도전과 자극을 받
을 수는 없는가? 버가모 교회와 두아디라 교회에 주신 주님의 메시지가 우리
에게 도전이 될 수 있다. 버가모는 그들의 믿음을 저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 
안에 발람의 교훈과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었다. 진리를 철저
히 수호하지 못한 것이다. 두아디라 교회는 사랑은 있었지만 자칭 선지지라 
하는 악한 자
들을 용납했다. 그들은 이세벨의 무리를 용납했다. 음행과 술
수, 방종과 거짓 계시를 용납한 것이다. 우리 한국교회가 양적 성장은 크게 
이루었지만 도처에서 이단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 해결책은 없는 것인가?

비진리를 이기는 하나님의 방법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 있게 선포하는 것이
다.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인 까닭이다. 무시
무시한 종교재판이나 이단자 화형 처벌법으로는 비진리를 억누를 수 없다. 진
리만이 오류를 이길 수 있다. 이단 대책위를 설치해 대안을 세우는 것보다도 
각 교회가 참된 복음을 능력 있게 전하고 잘 간직하고 그 복음에 합당하게 사
는 길이 이단을 이기는 더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이 길을 스토트의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조주석 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