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생각, 왜곡된 시각_김광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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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생각, 왜곡된 시각 

김광환 목사/ 청아한교회

새벽기도 끝나고 종종 아내와 함께 산행을 한다. 한 시간 정도를 걷다 보
니 처음에는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남의 다리처럼 감각이 없는 듯 하더니만 
이제 제법 익숙해져 발걸음이 가볍다. 오늘 아침에는 기울어져 자란, 사람
의 나이로 말하면 30대 정도의 나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왜 기울어져 자랐을까?’보아하니 큰 바위가 소나무 옆에 자리잡고 있었
다. 
‘저 바윗덩어리 때문에 하늘을 향해 멋지게 서 있어야 할 저 소나무가 바
르게 자라지 못하고 저렇게 기울어져 자랐구나….’ 

우리 사람도 마음 밭에 바윗덩어리가 놓여 있으면 바르게 자라지 못하고 기
울어져 자란다. 건전한 마음을 갖지 못하고 불건전한 마음을 갖는다. 사람이
나 사물을 바르게 보지 못하고 왜곡되게 바라본다. 건전한 생각, 건전한 시각
을 가지려해도 내 생각과는 상관없이 왜곡된 생각,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아
진다. 

마음의 바
윗덩어리는 어려서 부모님 등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한 말, 멸시
의 말 등으로부터 생기기도 하지만 수용받지 못한 말, 지지받지 못한 말, 대
접받지 못함 등으로부터도 생긴다. 늘상 간섭받고, 지적받고, 비난받음으로 
마음에 분노나 억울함, 수치감이 생겨 내 마음 밭에 바위덩어리가 생겼을 수
도 있다. 

L씨는 자신이 한 말이나 의견에 대해 다른 사람이 그대로 따라주지 않고 반
대 의견이나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처음에는 잘 받아주는 듯 하다가 어느덧 
감정이 격해지기 일쑤다. 딱 무어라 말할 수 없지만 좋지 않은 감정이 들면
서 분노도 일어난다. 그는 세 형제 중 중간으로 태어나 다른 형제들에 비해 
이렇다할 대접도 받지 못한 채 부모님으로부터 책망과 지적과 야단을 많이 맞
고 자랐다. 

그렇다보니 학교 다닐 때에도 자신감이 별로 없었다. 늘 외로웠다. 언젠가는 
소풍을 갔는데 다른 친구들은 다 두 셋씩 어울려 잘 지내는데 자신은 함께 어
울려 놀기도 하고 도시락도 먹을 짝이 없었다. 간신히 그 날을 보냈으나 그 
이후론 더욱 더 자신감이 없었다. 

필자와 L씨는 그 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두 가지
를 합의하였다. 
첫째, 어려서 부모님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특히 자신만을 야단하고, 책망
하고 대접해주지 않은 것은 부모님이 편애한 것은 사실이지만 부모님도 연약
한 한 인간으로서 완전치 않다는 점과 장남과 막내를 귀히 여기는 사회적 풍
습 때문에 그렇게 한 것임을 인정하고 마음에 쌓인 분노의 감정을 풀고 용서
하기로 했다. 

둘째, 사람은 자라온 가정환경, 사회풍습 등이 다 다르고, 개인의 경험 또
한 독특하므로 얼굴이 사람마다 다 다르듯 생각 또한 사람마다 다 다를 수밖
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받아
줄 뿐 아니라 만약 다른 사람의 의견이 L씨 자신의 의견보다 더 낫다는 생각
이 들면 그 의견을 취하기로 했다. 
주님의 도우심이 L씨에게 더욱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