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묵상] 물매를 맞으며_이정우 목사
물매를 맞으며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무에 그리 뜨거웠길래 너는
무에 그리 견딜 수 없어서 너는
부끄러운 소갈머리 다 게워 내고
여기 쓰러져 물매를 맞고 있느냐
저 미답의 화구(火口)로부터
하늘을 우러러 빛으로 치솟다가
그여는 바다에 떨어지더니
쇠처럼 식어 자기를 후려치는구나
깎이지 않으면 깨어지는 법이라고
자신을...
[풍경이 있는 묵상] 엿기름 추억_이정우 목사
엿기름 추억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겉보리를 쭉정이 없이 잘 골라 씻어
하루 동안 물에 담가 불리셨다가
소쿠리에 건져 시루에 안치고
물 먹인 광목 보자기를 덮어 두셨다
사나흘이 지나며 보리는 펄펄 앓았고
어머니의 기도같이 기적처럼 싹을 냈다
한 주일쯤 지나 제 자식처럼 싹이 자라면
어머니는 잘 헤쳐 바람 좋은 그늘에 말리셨다
당신...
[신간안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요한계시록 주해, ...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
합신 총회 신학연구위원회 역/ 영음사/ 328쪽/ 20,000원
합신 총회 신학연구위원회가 7년여 간의 긴 작업 끝에 개정 번역한 것을 책으로 펴냈다. 기존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번역한 것과 달리 총회의 차원에서 공적으로 번역하였다. 신학자들과 목회자가 오랜 시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여러 번 교차검증하여 더욱 명확...
[풍경이 있는 묵상] 계곡의 소명_이정우 목사
계곡의 소명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풀치는 의문의 힘으로
무명한 세월의 깊이로
지축을 흔드는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단애의 벼랑이 되어
내 백성의 절벽을 시험하고
높이만큼 좁아진 하늘과
깊이만큼 자라난 그늘은
기도로 찢고
눈물로 채워
강모래 수풀로 다독여 정수하는
내 나라의 물길이 되고
[풍경이 있는 묵상] 자기부인_이정우 목사
자기부인self-denial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돌뎅이 꾹꾹 눌러놓았다
일어서려 벋대는 것들의 밑둥을 자르고
다시는 잎을 내지 못하도록
잔뜩 물을 먹여둬야 한다
나를 위해 우러르던 하늘
세상과 뿌리내리려 했던 사랑
한데 묶어 부인하며
다만 나를 살해한다, 죽으라고 죽으라고
제발 죽어버리라고
일어날 수 없는 의문의...
박윤선 주석을 근거로 한 새벽기도 예시
박윤선 주석을 근거로 한 새벽기도 예시
요한복음 1:1-18
27장(통 27장)
성육신
요한복음은 세 복음서와 조금 다른 면이 있다면 예수님의 신성이 강조된다. 여기서 말씀이란 단어는 헬라어 로고스를 사용한다. 그러나 플라톤 철학의 로고스와는 개념이 다르다. 철학에서는 우주를 움직이는 원리나 어떤 힘이 있다고 생각하여 로고스라 하였다. 그러나...
[마음으로 읽는 詩] 욥의 고독_김영배 목사
욥의 고독
김영배 목사(샘터교회)
어느 날 갑자기
온갖 행복한 기쁨 폭포처럼 쓰러져 내렸다
여기저기서 전하는 망했다, 망했어
칠남 삼녀 생때같은 자식들도
한순간에 가고 없다니
이럴 수 있을까?
몸도 마음도 병들어
어미의 젖 빨던 자신을 원망할 때
하나 남은 지푸라기 같은 아내의 말,
아직도 순전을 지키느냐?
하나님을 저...
[신간안내]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목회서신 주해
공유하는 삶이 아름답다
변세권 저/ 칼빈아카데미/ 353쪽/ 18,000원
이 책은 ‘성경적 공유주의’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경제적 ‘공유’를 주제로 삼아, 성경과 역사와 현실을 넓게 조망한다. 성경의 공유주의를 소개하기 위해 구약에서는 만나 사건, 안식년과 희년 같은 제도를 제시하며, 신약에서는 초대교회의 삶과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제시한...
[풍경이 있는 묵상] 유모차 유감_이정우 목사
유모차 유감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손자 손녀 죄다 키워내고도
한나절 쉬는 게 무슨 죄라고
새끼들 대신 폐지 가득 태워
남은 세월 저리 밀고 가시는지
손주 태워 밀다니다 거반 굽은 허리
손자뻘 어린 눈에도 저리 밟히는데
서녘을 넘어가는 무정한 땡볕
버거운 잔등 위 모질기 짝이 없다
당아새가 창궐하는 세상 속
냉과리 같은 우리 교...
[풍경이 있는 묵상] 밤골의 밤_이정우 목사
밤골의 밤
이정우 목사(은혜의숲교회)
신도시 소식에 들썩이던 철없는 지붕
폐타이어로 꽁꽁 묶어 바람을 빼고
흔들림 없이 살아온 석축길마다
노모의 허리처럼 거반 허물어지고 있었다
땅거미 진 하루 소박한 세숫물로 씻고
어스름 하늘에 달 하나 말갛게 그려 넣으면
찢어진 문풍지를 빠져나온 아이들의 눈동자가
밤하늘에 더욱 깜빡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