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 성경지리답사 소감문|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_최성은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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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신 성경지리답사 소감문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

 

< 최성은 전도사_합신 40기>

 

  쉽게 성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지 못하는 성읍의 위치, 식물들, 팔레스타인 지형과 기후적 특징들을 만날 때면, 잠시 머뭇거려야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를 총 동원해서 그 모습들을 그려내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시 환경을 사용하셔서 일하셨고, 그의 백성들도 당시 배경 속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며 찬송했다. 마음 같아선 이를 생생히 들여다보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아쉬움이 성경 독자라면 누구에게나 남아 있을 것이다.

  이런 고갈을 해결할 오아시스가 있다. 바로 합신 성경지리역사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성경지리답사이다. 고양주 목사님(연구소 전문위원)의 가이드를 따라, 김진수 교수님(연구소장), 이윤 대표님(다비드투어)을 포함, 약 30여명이 열띤 공부를 함께 했다. 해가 모습을 감추지 않는 이상 우리도 쉬질 않았다. 발로 밟고, 보고, 듣고, 나누면서 성경 속 말씀들을 더욱 생생히 느껴보는 감격의 연속선상에서 일정을 채워나갔다.

  특히 지리적, 기후적 특징을 눈으로 보며, 하나님께서 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필이면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는지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 곧 약속의 땅을 애굽과 비교하시며, “산과 골짜기가 있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이라고 말씀하신다(신 11:10-12). 애굽은 강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물을 구할 수 있지만, 가나안 땅은 비가 내려야만 비옥할 수 있는 땅이다. 곧 하나님께서 수도꼭지를 쥐고 계신 셈이다. 이를 직접 눈으로 보니 가나안 땅이 애굽보다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은 이스라엘이 생사화복은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는 장소였다. 비가 아니라 하나님이 복임을 깨닫는 땅이야말로 실로 복된 땅이다.

  고고학적 연구의 결과물을 살피는 것 또한 유익했다. 과거부터 성경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고고학적 움직임들이 있어 왔다. 이러한 성경에 반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솔’, ‘므깃도’ 그리고 ‘게셀’에서 동일한 디자인과 크기의 성문, 성벽들이 발굴되었다. 이는 큰 세 성읍을 한 명의 카리스마적 인물이 동일한 설계도를 가지고 건축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때 성경을 믿는 우리는 열왕기상 9장의 솔로몬의 성들 건축에 대한 기록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리고 성의 방어 시스템과 무너진 성벽의 방향, 므깃도의 지정학적인 위치 그리고 하나님께 바쳐진(헤렘) 성읍들의 불탄 흔적 등은 지금도 당장에 성경을 펴서 읽고 싶도록 만든다.

  답사 후반부에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예루살렘 성전 터, 인근의 감람산과 멸망산 등 복음서의 배경들을 눈으로 직접 보면서 복음서가 말하는 예수님의 행적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이때, 평소에는 쉽게 그려지지 않았던 예수님의 이동 경로를 고양주 목사님의 명쾌한 설명을 바탕으로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돌아온 지금도 유다 산지의 모습과 족장들의 도로가 눈에 선하다. 이전엔 경량의 얇은 종이 위에 얹혀있는 잉크 자(字)들을 눈으로 걸어 다녔다면, 이번엔 발로 밟으면서 텍스트를 피부로 경험한 셈이다. 바라건대 성경 속에 들어갔다 온 이 귀한 경험이 성경을 더욱 사랑하는 계기가 되고 교회를 위하여 사용되는 귀한 재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평생에 몇 번 오지 않을 기회를 만들어 주신 합신 성경지리 연구소와 다비드투어에 감사를 드린다. 무엇보다도 계시의 배경이 되는 땅에서 성경을 보는 지혜를 주시고, 일정을 무사히 마치도록 건강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