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신앙| 그리스도께 배워야 하는 개혁주의자_이상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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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신앙 

그리스도께 배워야 하는 개혁주의자

< 이상목 목사, 동산안교회_전남노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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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자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귀며

그에게서 생명의 삶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나는 시골 목회를 한다교회에 딸린 넓은 마당이 있어 오래전부터 닭을 키운다초지에 닭을 풀어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매일 아침이면 닭장 문을 열고는 닭장으로 들어간다청소도 하고 닭모이를 주기 위해서다닭장 밖의 풀과 벌레 생각이 간절하던 닭들은 닭장 문이 열리면 줄지어 날아올라 닭장을 빠져 나간다

   한참을 청소하고 닭모이를 모이통에 쏟고 나면 나들이에 바쁘던 닭들이 닭장 안의 모이를 발견하고 흥분한다얼른 모이를 먹을 생각에 흥분한 닭들은 모이를 향해 닭장 망으로 돌격하여 머리를 쳐 박는다그렇게 몇 번이나 닭장 망에 대가리를 부딪친 후에야 눈앞에 있는 모이와 자기 사이에는 닭장 망이 있어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을 눈치 챈다그나마 똑똑한 녀석들은 얼른 닭장 문으로 달려가 식사 대열에 동참하지만 어떤 녀석들은 급한 마음에 눈앞의 모이를 먹으려고 우왕좌왕 할 뿐 도통 문으로 들어가려고 생각을 하지 못한다.

   비단 닭 뿐 아니라 사람은 한 가지에 집중하면 그것만 보고 듣고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그것 외에는 다른 것을 보려고 하지 않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죄인으로 태어난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라는 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무엇을 보든지 이기주의적인 관점으로 본다이것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가이것이 나에게 손해가 되는가이것이 이기주의자의 주관심사이다.

   이런 이기주의를 완전히 벗어나 그리스도 중심으로 세상을 살 수 있으면 참으로 좋으련만 만물보다 부패하고 심히 거짓된 인간의 마음으로 이런 삶을 살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게다가 더 큰 문제는 이런 죄악성이 개혁주의자의 생각과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개혁주의를 배우고 개혁주의를 좋아하여 자신의 입장으로 취하면서도 어떤 개혁주의자들은 이기주의를 개혁주의에 접목시키는 오류를 범한다개혁주의같이 이익이 나는 신학이 어디 있겠는가?

   개혁주의자는 개혁주의가 주장하는 구원관을 받아들인다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힘입어 죄용서 받은 것을 믿는다그의 공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을 믿는다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우리를 죄로부터 자유케 하신 것을 믿는다하나님이 온 세상의 주재자이신 것을 믿으며 그 하나님이 지혜와 능력과 사랑을 다하여 우리를 통치하는 아버지 이신 것을 믿는다개혁주의자는 우리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사랑의 섭리 안에 있음을 믿는다그것에 만족한다의를 누리고 진리를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 안에 거하는 것을 확신한다그렇지만 여기에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이정도면 만족하는 것이다더 이상 좋은 것이 없다여기가 일부 개혁주의자의 이기주의적인 관점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

   왜 그럴까개혁주의에 이기주의를 접목했기 때문이다이기주의라는 필터를 사용하여 개혁주의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여기까지가 내게 이익이 되고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지 못한다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배우지 않는다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와 부활로 주시려는 자기부인과 희생과 연합의 영광된 삶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고 자유하게 하셨을 뿐 아니라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야 나를 따르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셨다그리하여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이루라고 하셨다이것이 너희가 내 제자인 표식이 되리라고 하셨다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진리의 말씀에 투신할 수 있는 믿음과 능력과 사랑을 배워야 한다그러나 이기적인 개혁주의자의 시각으로 보면 이렇게 사는 것은 너무 불편하고 번거로울 뿐이다이기주의의 필터에 걸리는 손해 보는 일이다그래서 더 이상 나아가기를 사양한 채 기왕 얻은 구원과 의에 만족하고 만다.

   그러나 그리스도에게 주목하고 그리스도에게서 믿음의 삶을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가 주실 천국의 은혜와 영광을 어찌 사모한다 할 수 있겠는가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한다면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우리에게 유익이 되는 것이 있겠는가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사는 것 보다 더 지혜로운 것이 있겠는가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사랑으로 하나 되는 모임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있겠는가?

   개혁주의자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귀며 그리스도에게서 생명의 삶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하지만 작금에는 이기주의라는 올가미에 걸린 개혁주의자가 많은 듯하다홀로 거하기를 좋아하고 자기 포지션에 만족하며 노회와 총회에 참여하여 서로 격려하고 배우기를 소홀히 한다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기준은 이기주의이다오직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 취하려다 보니 주의 뜻을 따라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야 누릴 수 있는 하나됨의 행복에서 멀다

   이기주의는 마음에 오랫동안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죄악이다모든 죄가 그렇듯이 이기주의도 어리석어서 그 마수에 걸린 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잣대로만 만물을 보려고 하여 해를 도리어 득이라 우기고이익을 손해라 굳게 믿는다.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엄마를 따라 시장에 간 아이를 어여삐 본 땅콩가게 주인이 아이에게 말한다. “얘야 한 움큼 땅콩을 집어가도 된다” 아이가 쭈볏거리자 주인이 아이에게 말한다

옜다 손 내밀어라” 아이가 두 손을 모아 내밀자 아주머니는 두 손 가득 땅콩을 담아 주었다엄마가 아이에게 묻는다. “왜 얼른 땅콩을 집지 않았니?” 아이가 대답한다

제 손보다 주인아주머니 손이 훨씬 더 크니까요

   어떻게 주를 섬길 것인가를 내가 결정하지 말고 주님이 말씀하시는 대로 주를 섬기는 것이 진정 이익이 나지 않겠는가내가 죄인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나를 구원하러 오신 구주시라면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이기주의의 무덤에서 일어나 그리스도와 사귀며 그리스도께 배우고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데 주목하는 성장하는 개혁주의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