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며 섬기며| 고통 중에 있는 당신 곁에_이종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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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섬기며> 

고통 중에 있는 당신 곁에  

< 이종석 목사, 좋은교회, C·C·C 사랑의 호스피스 대표 > 

 

  

사랑의 마음들을 모아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과 다리가 된다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난 한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옷은 벗겨지고 거반 죽은 상태로 버려진 사람이었기에 누가 보더라도 가능성이 없고 소망 없는 절망의 사람이었습니다. 한 제사장이 보고 피하여 지나갔습니다. 한 레위인도 보고 피하여 지나갔습니다. 이 사람들은 할 일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외에는 다른 일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들은 날마다 분주함 속에 살아가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마리아 사람 하나가 있었는데 이 사람은 그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를 보고 먼저 불쌍히 여겼습니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자기희생을 통한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로 강도 만난 사람은 가장 어려운 절대 위기의 순간을 소망과 평안으로 보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누가 이 강도 만난 사람의 진정한 이웃이겠습니까? 

   오늘도 우리 곁에는 말할 수 없는 통증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고통당하는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소망이 없고, 생산적이지 못하며, 미래 지향적이지 못하다고 외면해 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오늘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들을 나의 이웃이라고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죽음을 기다리며 마지막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임종 말기 환자들을 우리는 그가 최후에 주님의 부름을 받는 그 순간까지도 인간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인간다운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고통 받는 그들 곁에 함께 있어 주어야 합니다. 

   죽음은 결코 절망이 아닙니다. 죽음은 성도들에게 있어서는 은혜의 한 과정이요 소망의 통로일 뿐입니다. 호스피스 사역은 주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잃은 양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회피하고 싶어 합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사람이 너무 어두워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삶의 목표를 생각하면서 죽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큰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죽음은 궁극적인 치유이자 구원의 완성으로 나아가는 은혜의 통로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게 죽음이 있기에 이 땅에서 사람들이 자만하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죽음을 향하여 임종의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픈 것도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말기 암 등으로 인하여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아픔이 마음 깊이 전이되어 오기도 합니다 

   ‘고통 중에 있는 당신 곁에 있고 싶습니다!’ 이 말은 죽음의 과정을 겪고 있는 임종 말기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C.C.C. 사랑의 호스피스 사역의 표어입니다. 건강한 사회, 건강한 공동체는 반드시 고통 가운데 있는 연약한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 져야 합니다. 작은 자, 연약한 자에 대한 배려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그 사회와 공동체의 성숙도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아직도 우리 사회는 미성숙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까마귀들도 어린 새끼가 모이를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함께 날아간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약자들이 빨리 도태되어 사라져야 사회가 더 좋아진다고 하는 무서운 생각들을 하기도 합니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작은 자들을 업신여기지 말 것을 명하셨습니다. 

   세상에는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죽음의 과정 가운데 있는 임종 말기 환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어떤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대의 아픔이며 장애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마땅히 우리 사회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돌봄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반드시 죽습니다. 죽음의 과정을 겪지 아니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언젠가는 내 자신이나 나의 가족들이 당하게 될지도 모르는 임종 직전의 말기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신체적, 정서적, 영적, 즉 전인적으로 돌보아 줌으로 고통을 완화시켜 주는 호스피스 활동에 자원 봉사자와 후원자로 참여하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악하게만 보이고 어둡게만 보이는 것 같으나 아직도 세상에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사랑의 마음들을 모아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손길이 되고 사랑의 다리가 된다면 이 사회는 점점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어가게 될 것입니다. 

   온갖 것들로 차고 넘쳐나고 있는 이 아름답고 풍성한 세상에서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아픔과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는 생각을 한번만이라도 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습니다.